호주 시드니의 유명한 해변 본디 비치의 데모군중은 지금 사라지고 없다.
이들 군중은 이번 대회의 경기장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세워진 거대한 배구 스태디엄의 건설을 반대했었다.
오는 9월 15일 개막되는 시드니 대회는 근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잘 계획된 이벤트로 일컬어지고 있다.
하지만 불과 2개월전까지만 해도 상황은 매우 달랐다.
시드니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호주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국가이면서도 대회에 대한 일반의 무관심 때문에 크게 우려했다. 무관심정도가 아니라 일부에서는 대회에 대한 작대적인 분위기까지 조성됐었다.
사실 호주사람들의 올림픽에 대한 반감은 시드니가 개최지로 최종 확정된 지난 1993년부터 시작됐다.
많은 호주사람들은 올림픽의 개최가 국제사회에서의 호주의 위상을 드높이고 시드니가 명실상부한 세계의 도시로 격상되는 계기라는 점에서 환영했다.
올림픽 주경기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설은 거의 1년전 완공됐다.
대회준비상황도 국제적 인정을 받았다.
"지난 1994년 노르웨이의 릴리하머에서 열렸던 동계올림픽을 제외하고 시드니 올림픽처럼 준비상황이 완벽하게 갖춰진 대회도 없을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준비위원장 자크 로그는 말했다.
하지만 일부 호주사람들은 대회개최를 아직까지도 부정적 시각으로 보고 있다.
2002년 동계올림픽 개최자결정을 둘러싸고 뇌물 스캔들에 휘말린 솔트레이크시티처럼 노골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시드니 대회개최도 상당한 잡음이 일었었다.
이번 올림픽개최 최대의 문제점은 대회티켓에서 불거졌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당초 발표했던 것보다 무려 42만장이나 적은 티켓을 호주팬들에게 판매하기로 했다. 또한 당국은 이들 티켓마저도 많은 액수를 지불할 수 있는 소수특권층을 위해 아예 따로 떼어놨다. 결국 일반의 몫은 그만큼 크게 줄어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티켓판매도 부진을 보였다. 대회 스폰서도 예상치에 크게 못미쳤다. 참여 스폰서가 적다는 것은 대회개최경비가 이들의 후원으로 충당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의미를 지닌다. 즉 대회가 적자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악으로 치닫던 시드니 올림픽개최는 최근들어 상황이 호전되기 시작했다.
올림픽의 정신이 담긴 성화는 태평양 주변국가들을 돌아 현재는 호주전역을 달리고 있다.
성화는 릴레이를 거쳐 대회 개막식날 주경기장 스태디엄에 도착하게 된다.
대회관계자들은 이 성화의 릴레이가 결국엔 호주사람들의 올림픽열기에 불을 당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호주의 외곽을 달리고 있는 성화처럼 주민들의 대회열기를 돋우는데는 한 달여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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