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까지 타이거 우즈의 리드는 단 한타에 불과했으나 그 누구도 우즈의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우즈(13언더파)에 한타차로 추격하던 밥 메이와 스캇 던랍(12언더파), 2타차인 J.P. 헤이스(11언더파), 3타차인 그렉 찰머스(10언더파)들은 모두 커리어에서 우즈와 비교조차 될 수 없었던 상대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우즈의 독주는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그리고 라운드가 시작되자 예상대로 소위 ‘도전자 후보’들은 하나둘씩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단 한명. 우즈의 파트너로 함께 라운딩한 메이는 달랐다. 예리한 아이언샷과 정확한 퍼팅을 앞세워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정면으로 맞섰다. 오히려 초반 우즈가 제 감각을 찾지 못할 때 단숨에 리드를 빼앗으며 1대1 대결에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백9에 접어들면서 다른 도전자들이 우승권에서 탈락하자 우승판도는 우즈 대 메이의 1대1 대결로 좁혀졌다.
메이는 파5 2번홀(535야드)에서 버디를 잡고 우즈의 보기에 편승, 1타차 열세를 한순간에 1타차 리드로 뒤바꿨고 이어 4번홀에서 버디를 추가, 2타차로 앞서나갔다. 오랜만에 도전자다운 도전자를 만난 우즈도 물러서지 않았다. 7, 8번홀에서 잇달아 버디를 낚아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끊어질 듯 당겨진 활시위처럼 팽팽한 긴장속에 펼쳐진 백9은 승부의 백미였다. 파5 10번홀에서 버디를 주고받은 뒤 11번홀에서 메이가 롱 버디펏을 성공시켜 파에 그친 우즈를 다시 1타차로 앞섰다. 12번홀에서 메이는 정확한 세컨샷으로 핀 3피트 지점에 볼을 붙여 버디를 추가했으나 우즈 역시 12피트 버디펏으로 응수, 1타차의 간격을 유지했고 파3 14번홀에서도 둘 다 버디를 낚았다. 본격적으로 승부의 명암이 처음 교차한 것은 15번홀. 우즈가 롱 파펏을 성공시킨 뒤 메이는 약 3피트짜리 숏 버디펏을 놓쳤다. 리드를 2타차로 벌릴 절호의 기회가 날아갔다.
불세출의 승부사 우즈가 이를 놓칠리 만무.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다시 동률을 이뤘다. 그리고 마지막 운명의 18번홀(파5·542야드). 두 선수 모두 2온에 성공한 뒤 메이의 롱 이글퍼팅은 홀컵 왼쪽뒤로 무려 15피트나 지나갔다. 우즈의 이글펏은 핀 5피트 지점에 멈췄다. 저울추는 우즈쪽으로 완전히 기운 듯 했다. 하지만 잠시후 메이의 버디펏이 기적처럼 홀컵안으로 빨려들어가자 우즈는 심판대에 섰다. ‘못넣으면 지는’ 절대절명의 상황. 하지만 우즈의 위대함은 고비에서 진가를 발했다. 5피트 버디펏을 홀인시킨 우즈는 포효했고 승부는 플레이오프로 연장됐다.
플레이오프는 3홀 스트록 플레이로 펼쳐졌다. 첫 16번홀. 메이는 티샷과 세컨샷을 잇달아 미스했으나 핀 5인치 지점에 붙는 절묘한 서드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으나 우즈가 25피트 버디펏을 홀인시키자 2번홀이후 17홀만에 처음으로 리드는 우즈에게 넘어갔다. 그리고 마지막 18번홀에서 메이의 40피트짜리 롱 버디펏이 아슬아슬하게 홀컵옆에 멈춰서는 순간 승부는 결정됐다. 우즈는 생애 최고의 진땀승으로 트리플 크라운의 위업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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