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남성기성복 업체 LG패션이 10년만에 LA 한인타운에서 철수한다. 지난 97년 삼성물산의 SS패션이 철수한지 만 3년만의 일로 이로써 LA에 진출했던 한국 대기업의 남성기성복은 모두 직매장을 거두어 들였다. SS에 이어 LG도 철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인 체형에 맞는 한국기성복을 애호하던 한인남성들은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

한인타운 코리아타운 플라자 2층에서 직매장을 운영해오던 LG패션이 철수를 결정한 것은 SS패션이 철수를 결정한 것과 이유가 같다. 가격 경쟁력이 미국의 값싼 기성복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반면 한국보다는 LA에서의 가격이 현저히 낮아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미주지역에 자사 브랜드 이미지 확보와 상품소개를 위해 10년전부터 전시판매장을 오픈했으나 더 이상 직매장을 유지할 실익이 없다는 설명이다.

LG패션 매장의 이종호 과장은 "이 매장은 판매수익이 목표가 아니라 회사의 정책에 의해 적자가 나지 않는 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유지돼 왔던 것"이라며 "하지만 IMF후 한국내 중산층이 사라짐에 따라 제품도 중상류층을 겨냥한 고급상품으로 전환돼 가격 차가 너무 많이 생겨 손익분기점을 유지하지 못해 철수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LG측에 따르면 그동안 매장에서 판매되던 정장의 가격은 평균 388달러로 한국내 판매가격보다 10∼20%낮게 책정됐으나 제품의 고급화로 한국내 가격이 600∼700달러선으로 인상됨에 따라 완전히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다. 여기에다 코리아타운 플라자와의 리스계약이 완료됨에 따라 리스 연장을 포기한 것이다.

한편 LG패션 매장은 점포 정리를 위해 28일부터 정장 두벌에 250달러, 스포츠 자켓 49달러등 전품목을 할인해 판매, 고객이 크게 밀릴 것으로 보이며 상품권 소지 고객에게는 물건이 없을 경우 현금으로 환불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