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이훈(27)이 지난 29일 서울지방 병무청장을 상대로 서울 행정법원에 ‘현역 입영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현역병으로 입대하면 가족이 생계의 위협을 받게 된다”는 사유였다. 9일 시작하는 SBS TV 월화 드라마 <천사의 분노>의 주인공을 맡고 있는 그에게 병무청은 5일자로 입대를 명령한 것이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이훈에게 직접 들었다.
-어떻게 된 일인가. 군에 갈 생각이라고 밝혀오지 않았나.
▲현재 출연중인 드라마를 끝내고 12월에 갈 계획이었다. 추석 때 입영 통지서를 받고 당황스러웠다. 지난 봄 병무청과 12월에 가겠다고 약속했었다. 알아보니 그 사이 담당자가 바뀌어 있었다. 12월에 갈 생각으로 드라마 출연 계약을 맺은 나로서는 어떻게 해야할 지 난감했다.
병무청을 찾아가 의가사제대를 신청하겠다고 했다. 법에는 ‘의가사제대를 신청할 때 아내가 임신 6개월이면 출산 이후까지 제대에 관한 판단을 미룬다’는 항이 있는데, 현재 아내가 임신 6개월이다. 하지만 병무청에서는 그동안 입대 연기가 많았다는 이유로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행정소송을 하게 됐다.
-가정 형편을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군 입대를 연기하기 위해 집안 사정을 낱낱이 공개한 것이 마음 아프다. 아버지가 96년 사업에 실패하면서 진 빚은 다 내 몫이 됐다. 현재도 부채 탕감을 계속 하고 있는데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 아버지는 그 충격으로 심장 수술을 두차례 받았고 오른쪽 귀가 안 들리게 되셨다.
남동생은 현재 군복무 중이고 어머니도 중3 때 돌아가셨기 때문에 가족을 부양할 사람이 없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군복무를 안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보다 절박한 상황에서 군에 가는 사람이 왜 없겠는가. 다만 시기를 연기하기 위해 사유로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
-군대에 안가기 위해 편법을 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군복무는 반드시 한다. 설사 면제판정이 나도 자원 입대할 생각이다. 연예인이라 군대 안갔다는 소리는 듣기 싫다. 남자라면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는 게 소신이다.
군에 안 가기 위해 수를 쓰는 것이라고 비치는게 가슴아프다. 소송의 타이틀이 ‘현역입영 취소’라 오해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현재 심경은?
▲현재는 드라마 걱정뿐이다. 결과는 어떻게 나오든 겸허하게 받아들일 생각이다. 사실 병무청도 할 일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살면서 부끄러운 짓은 한 적이 없다. 연기가 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음주에 시작하는 드라마가 문제다.
본의아니게 일이 커졌지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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