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열의 경제칼럼
▶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미주한인 비즈니스 중에서 제조업에 연관된 사업을 하는 분들이 근래에 들어 ‘확실히’ 느끼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의 영향이 있다. 멕시코에로 제조활동을 옮긴 경쟁자들과의 싸움이 점점 힘에 벅차서 이대로 가다가는 몇 년안에 자기도 멕시코로 공장을 옮기든가 아니면 제조업을 포기하든가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것이다.
NAFTA는 과연 미국제조업에 그런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그런데 전체 미국을 보면 확연히 드러나게 얘기를 할 수 없는 여러 가지가 우리를 어지럽게 한다.
1993년 이후 멕시코로 부터의 수입은 확실히 급증했다. 작년까지 400억달러에서 1,100억달러로 늘어난 것이다. 멕시코와의 무역적자가 230억달러로 늘어난 결과도 비관론자들의 논리를 뒷받침해 주는 것 같다. 같은 시기에 멕시코로의 수출은 420억달러에서 870억달러로 늘어났는데 수입이 세배로 늘고 수출은 배로 늘었으니 미국이 손해를 본 것일까.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무역적자로만 모든 것을 보면 230억달러의 무역적자 곱하기 10만분의 1로 하더라도(실제는 이보다 훨씬 높다는 이론가도 많다) 30만명에 가까운 실직자가 이 때문에 생겼어야 했다. 그러나 이 무역적자의 상당부분은 호경기의 미국경제가 모든 소비를 늘여 놓고 또 왕성한 생산활동에 필요한 원자재 수입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서 생긴 결과이기도 한 것이다.
섬유산업에서는 많은 전문가들의 얘기가 또한 이렇다. 멕시코에서 들어온 섬유제품이 늘어난 것은 동남아 등 다른 나라들에서 들어오는 수입선이 멕시코로 바뀐 것이 상당 부분이라는 것이다.
더 자세히 보면 자동차산업 제품들을 제외하면 멕시코와의 무역적자가 무역흑자로 바뀐다는 통계가 설득력을 지닌다. 자동차산업이 가장 NAFTA 때문에 악영향을 받았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NAFTA가 시작된 이후 미국자동차 산업에서 고용하는 노동자 숫자는 20%가 증가했으니 자유무역협정 때문에 제조업고용이 악영향을 받았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경제에서 무슨 협정 때문에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가 하는 분석은 매우 어렵고 지금처럼 미국경제가 엄청난 호황을 구가하고 있을 때는 반대론자들 조차 NAFTA 때문에 이렇다고 선동하기도 힘든 것이니 영향이 조용히 느껴질 뿐이다.
한인 비즈니스와 많이 연관된 업종들에서 NAFTA의 영향을 부정적으로 받는다면 아마 업종별로 살 길을 찾아 대처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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