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해야 할 아침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가 아침 TV드라마이다.
그동안 아침 드라마는 불륜과 선정성, 폭력성 등으로 시청자들의 정서를 황폐화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들어 따뜻한 가족 이야기로 이런 분위기에서 어느 정도 탈피하고는 있지만 16일 시작될 SBS `용서’ (박현주 극본, 최문석 연출)는 비판받았던 예전의 아침 드라마의 요소를 갖추고 있어 방송 전부터 우려를 자아낸다.
제작진의 의도는 이 드라마에서 서로 대비되는 두 여자의 삶의 상승과 몰락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겠다는 것이다. 친자매처럼 서로를 아껴주던 두 여자의 삶이 그릇된 욕망에 사로 잡힌 한 여자의 배신과 음모로 인해 파멸로 치닫는다.
그리고 종국에는 두 사람이 서로를 용서한다는 내용이다. 두 여주인공의 직업이 화랑의 큐레이터라는 사실을 빼놓고는 60년대부터 방송돼온 멜로 드라마의 내용과 구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드라마는 올들어 MBC가 방송한 `이브의 모든 것’ 처럼 선악을 대변하는 두 여자가 중심축이다. 따뜻하고 유복한 집안출신으로 정도를 걸으며 전문인으로서 정상을 향해가는 여자 (임지은)와 가난한 집안 태생으로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가리고 갖은 음모와 악행~? 저지르는 여자 (양정아)가 `용서’ 를 이끌어 간다. 이 같은 구도는 시청자의 반응에 따라 신축적으로 갈등의 폭을 조절할수 있지만 부지불식간에 출신에 대한 편견과 흑백논리를 심화시킬수 있다.
이 드라마는 또 여자의 성공과 사랑은 여성 스스로의 주체적인 노력에 의해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 의존해야만 이뤄질 수 있다는 전형적인 수동적 여성관을 드러낸다. `용서’ 에서는 깨끗한 매너와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무장한 검사인 남자 주인공 (김병세)을 놓고 두 여자가 사랑 싸움을 벌인다. 그나마 스타 지상주의가 아닌 신인급인 양정아와 임지은을 주연으로 내세운 점은 평가받을만 하다. 중견 연기자인 김병세 김청 송재호 손현주 윤유선 등이 함께 출연한다.
`용서’ 가 모처럼 정착된 건강한 아침 드라마의 분위기를 훼손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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