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일일극 <자꾸만 보고싶네>의 참신한 소재가 눈길을 끈다.
허옇게 수염을 기른 할아버지와 댕기머리 총각들이 한학을 공부하는 집안이 등장하는 것. 청학동에서나 볼 수 있는 서당이 서울을 무대로 그려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런 설정에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훈장(이순재)과 그의 두 손자 재열(김규철), 은열(이민우). 그리고 증손자 유강(맹세창)은 한학을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바깥 세상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면서 자기들만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삼강오륜 등 예의범절을 철저하게 지키고 살며 집에는 전화도 설치하지 않았다. 시쳇말로 왠 원시인들?
`세상이 아무리 달라져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 이 집안의 가훈. 김훈장은 바깥 세상 돌아가는 일을 훤히 꿰뚫고 있으면서 도덕과 질서가 사라진 세상으로부터 가족들을 지켜내려는 고집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집안이 언제나 조용할 수는 없는 법. “다른 사람들 사는 것처럼 살고 싶다”고 외치는 재열과 그의 처가 슬슬 딴지를 걸고, 은열이 정혼녀를 놔두고 외부의 여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김훈장과 마찰을 빚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마찰은 하나하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제공하는 것이다. 생소한 것 같지만 일일 드라마로서는 제법 괜찮은 소재인 셈이다.
물론 김훈장이 외치는 `지킬 것’ 중 몇가지 항목에 대해서는 거부감도 든다. 남녀가 밥상을 따로 받는 것이나 은열에게 어려서부터 정혼녀가 있다는 것, 여자는 시집가면 처가를 멀리해야 한다는 김훈장의 생각 등은 `지킬 것’이 아니라 당연히 `버릴 것’이다.
또 자신의 꿈과는 상관없이 한학을 가르치며 살아야 한다는 이 집안 자손들의 운명 역시 비합리적이다. 그러나 제작진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이 역시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풀어가야 할 소재들일 것이라 짐작한다.
<자꾸만 보고싶네>는 시청률로 따지면 아직 경쟁력이 약하다. 하지만 인터넷 게시판에 “참신하다”는 의견이 눈에 많이 띄는 것을 보면, 비슷한 소재의 반복인 요즘 드라마 속에서 그 참신함은 언젠가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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