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으로 바위치기’. 힘으로는 도저히 대결이 되지 않는 경우를 가리킨다. 하지만 가끔씩은 계란이 바위를 잘게 부수기도 한다. 굳이 역사책을 뒤지지 않아도 살다 보면 그런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일에서 삶의 묘미와 인간의 능력에 경외심을 느끼게 된다.
SBS TV 월화 드라마 <천사의 분노>(극본 고선희·연출 정을영)는 바로 그런 이야기다. 누가 봐도 ‘해보나마나 한 싸움’이지만 정의와 진실을 위해 ‘바위’와의 대결에 뛰어든 젊은이가 고난을 이겨내고 마침내 승리하는 내용. 트렌디 드라마의 홍수 속에서 눈여겨볼만한 작품이다.
▲기업 비리에 맞서는 젊은이
사회가 복잡 다단해지면서 대두된 문제 중의 하나가 ‘지적 재산권’이다. ‘과연 누구의 아이디어인가’를 놓고 연일 크고 작은 분쟁이 일어난다. 거액을 받고 자신이 몸담고 있던 회사의 연구실적을 빼돌리는 파렴치한도 있고,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중소기업의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뻔뻔한 대기업도 있다.
<천사의 분노>는 재벌그룹인 진성기업이 중소기업인 세일전자의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것에서 출발한다. 진성기업은 세일전자가 개발한 신제품 헬스장비인 ‘K707 트레이드 밀러’를 그대로 모방한 후 막강한 자금력과 유통망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고 한다. 그러나 세일전자는 한숨만 내쉴 뿐 ‘계란으로 바위 치는 싸움’에 뛰어들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것을 파헤치는 사람은 진성기업의 신입사원 정민(안정훈). 신제품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이런 회사의 비리를 알게 된 그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든다.
그러나 정의의 편에 서는 행위는 고통을 수반하는 법. 사랑하는 여인 은하(김유미)는 그런 그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한 채 야심만만한 동료 준수(이세창)의 품에 안긴다. 또 회사에서도 괘씸죄에 걸려 쫓겨나게 된다.
▲건강한 벤처정신
정민은 빈 손으로 거리에 나앉게 되지만 굴하지는 않는다. 남들보다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지만 건강한 정신과 젊은이다운 패기가 충만하기 때문. 정민은 그것을 무기로 벤처기업을 차린다.
비록 현재 가진 것은 없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할 줄 아는 용기와 아이디어가 있다. 여러 차례 좌절을 맛보면서도 정민은 칠전팔기의 오뚜기가 된다.
▲아픈 사랑
정의를 쫓는 정민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한 은하는 자신에게 저돌적으로 접근하는 준수를 택한다. 정민은 그런 은하의 모습에 삶의 의미를 잃기도 하지만 이내 그녀를 위해 웃어주는 남자가 되기로 한다.
그러나 진성기업 사장의 딸 미란(김시원)이 등장하자 출세지상주의자인 준수는 은하를 배신하고 은하는 그제서야 정민의 진심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기엔 이미 늦었다. 정민의 아이디어를 빼내려는 준수에게 맞서던 은하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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