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멕시코 엔세나다에서 약 18마일 남쪽에 위치한 푼타 반다의 해안 주택지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약 400여명의 멕시코 경찰과 연방 토지청 관리들이 이날 상오 8시께 96개 객실 규모의 바하 비치앤 테니스클럽 호텔을 비롯해서 인근 주택들에 들이닥쳐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미국 은퇴노인들이 대부분인 주민들에게 ‘수시간 내 퇴거 명령서’를 발부한 것.
그뿐 아니라 인간사슬을 만들고 또 5피트 높이의 모래성으로 바리케이드를 쳤던 이들 주민들에게 당장 필요한 물건만 밴이나 차에 챙겨 떠나게 밀어붙였다. 저항을 포기한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자 경찰들은 빈집에 대문짝 만한 열쇠를 채우고 입구나 창문을 모두 봉쇄했다. 인해전술과 무력을 동반한 이들의 200여개 주택 강제퇴거 작전은 수시간 내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합법적 절차를 거쳐 주택을 매입해서 살아온 주민들은 "이런 날벼락이 어디 있느냐"며 울부짖으며 "절대 쫓겨나진 않겠다"고 항거했지만 무력 앞에는 어쩔 수 없이 짐을 싸야 했다. 이들은 "미국시민인 우리가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는 뭐하고 있는가"며 정부의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평생을 모았던 돈으로 엔세나다에 산 집을 잃게 됐다고 허탈해 했다.
이 날의 강제퇴거 작전은 멕시코 대법원이 이 지역의 약 200에이커 토지를 73년 멕시코 대통령령에 의해 정부땅으로 강제 수용되기 전의 주인에게 되돌려 주라고 지난주 최종 판시함으로써 집행됐다.
대법원에서는 이같이 판결을 내린 후 73년이래 이 땅을 시유지로 개발하고 호텔이나 주택개발 업체에 리스해 주던 토지청에 "10일 내로 200에이커 토지를 원래 소유주에게 돌려주라"는 명령을 내렸다.
대법원 판결로 27년만에 토지를 되찾은 수개의 멕시코 민간회사들은 곧 토지환수 작업에 들어갔고 푼타 반다의 호텔과 해변가 호화 주택지의 소유주 푸루아 푼타 에스테로사는 이날 수백명의 경찰을 동원해서 그 땅에 발붙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일거에 쫓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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