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저화제
▶ 엘 미라지 건조호수에서 억압된 자유 분출
현대인들의 생활은 마치 톱니바퀴처럼 복잡하게 맞물려 돌아간다.
특히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에 쫓기면서 생활하는 도시인들이라면 한번쯤, 아무런 제약도 없는 광야에서 최고속도로 차를 몰고, 억눌린 자유를 마음껏 분출해 보고 싶은 꿈을 꾸어 볼 것이다.
LA 남쪽에 위치한 엘 미라지 건조호수와 인접 사막지대는 이런 꿈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장소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서는 주위사람들에게 신경쓰지 않고, 뭐든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남 캘리포니아는 상상가능한 거의 모든 것들을 자유롭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자유의 천국이다.
특이한 점은 이곳이 대도시의 뒷마당처럼 근접지역에 위치한 광야라는 사실이다. 이같은 지리적 여건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희귀하다.
팜데일 동쪽 30마일 지점에 위치한 엘 미라지 건조호수는 그야말로 인간의 온갖 기행들이 펼쳐지는 곳이다.
해수면과 일치하는 이 건조호수의 하상은 고르게 균열난 마른 진흙으로 되어 있을 뿐 아니라, 흠잡을데 없는 수평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곳에 가면 폭발물을 요란하게 터뜨리는 갱단 멤머들, 포르노 영화를 촬영하는 사람들, 경찰의 단속을 피해 투계, 즉 닭싸움을 즐기는 사람들, 각종 기묘한 고안물들을 허공에 날리는 사람들, 새벽녘까지 고성방가하며 술을 마시는 젊은이 등등, 온갖 종류의 기인들을 만날 수 있다.
찰리라는 20세의 젊은이는 술에 만취한 채, 12구경 라이플로 근처를 지나던 방울뱀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는 두 동강나 꿈틀거리는 방울뱀을 가리키며, 곁에 있던 여자친구에게 한껏 폼을 잡는다. 이는 분명히 불법적인 행동이지만, 이곳에서는 아무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다.
말라버린 호수바닥을 굉음과 함께 질주하는 모터사이클족들도 심심챦게 눈에 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엘 미라지 건조호수의 등록상표는, 샌디에고 프리웨이의 폭주차량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는 차량들이다.
속도제한이 없다보니, 때로는 비극적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당국에 따르면, 매년 이곳에서 차량사고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10여명에 달한다.
"한 번은 차량 한 대가 최고시속 200마일로 달린 적도 있었다"
연방토지관리국의 베리 넬슨 국장은 말한다.
넬슨 국장은 LA 카운티에서 네다바주 국경에 걸쳔 320만 에이커의 사막지역을 관리하는 환경치안의 총책임자다.
할리웃도 이 지역의 격리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사실, 엘 미라지 건조호수는 할리웃이 가장 선호하는 사막촬영지다.
최근에도, ‘주라식 파크 3편’과 ‘블로우’ 같은 영화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상업광고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또, 자욱한 흙먼지를 일으키며 사막을 질주하다가 한송이 꽃 앞에서 급제동하는 닛산 맥시마 광고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엘 미라지 건조호수에는 해마다 11만여명의 관광객들이 찾아든다.
그 중에는 레저차량과 트레일러를 끌고 오는 방문객들도 많다.
"미국인들는 사막이 복잡한 문명생활을 벗어나, 완전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라는 관념을 갖고 있다"
제프 코비치는 말한다.
코비치는 캘리포니아 사막을 연구하는 미국지질연구소 연구부장이다.
한편, 클레어몬트에 있는 피처 대학의 생태학 교수 폴 파울스티치는 갈수록 심화되는 사막의 자연환경 파손에 대해 개탄한다. 해마다 증가하는 방문객들과 각종 인위적 활동 때문에, 사막의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부도덕한 사람들은 폐기할데가 마땅치 않은 각종 쓰레기들을 이곳으로 가져와 버리기도 한다. 이로 인해, 토지관리국은 지난 5년간 이곳에서 1,000톤 이상의 각종 쓰레기를 수거했다.
파울스티치 교수는 이곳이 개방적 공간을 향한 인간의 원초적 욕구를 총족시켜 주는 최적장소라는 사실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우리는 거대한 조직에 갖힌 삶, 타인들에 대한 반응들로 가득찬 삶의 틀에 익숙해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무엇이나 할 수 있는 자유와 영적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 수백마일에 걸친 광활한 광야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위로 직접 차를 타고 질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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