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이라는 드라마 제목, 그리고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희귀병 환자’라는 주인공에 윤손하만큼 잘 들어맞는 이도 없을 듯 하다. 하얀 얼굴에 선 고운 이목구비, 연약해 보이면서도 청순발랄한 그는 만화 `캔디’를 똑 따다 놓은 듯 하다.
공전의 히트작 `가을동화’의 후속 `눈꽃’, 게다가 주연다운 주연을 처음 맡은 그로서는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엄청나다. “동네 목욕탕에 갔는데 아주머니들끼리 `가을동화 다음엔 뭐래?’하면서 수다를 떠시더군요.” `제가 다음 드라마 주연이지요’라는 그의 말에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고 한다.
그의 연기는 산뜻하고 담백하지만, `윤손하는 이런 연기자’라고 꼭 집을 만한 그 `무엇’이 부족하다. 이번에는 모처럼 굴곡 있으면서 섬세한 연기력을 보일 기회를 맞았다. 6회 이후에는 완전히 시력을 잃어, 드라마 절반 이상을 맹인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제 `사랑이 머무는 풍경’비디오를 빌려 봤어요. 집에서 눈감고 물건 짚는 연습도 해요.”음식점이 주요 배경인 만큼, 이 드라마는 영화 `음식남녀’만큼이나 요리가 중요한 장치이다. 다행히 요리에는 자신이 있다. 한석봉 어머니 만큼은 아니더라도, 도마질도 능숙하다고 한다.
그는 얼마 전 일본 NHK의 `다시 한번 키스를’이라는 드라마에서 일본 남자를 사랑하는 한국 여자의 역할을 맡았다. 매니저도 없이 혼자 일본에서 말을 익히고 생활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곳의 제작 환경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드라마 급하게 찍는 곳도 없는 것 같아요. 거긴 드라마도 영화 찍듯 여유 있게 하거든요.”
윤손하는 `가수 겸업’연기자이다. 98년도 뮤지컬 `겨울나그네’에서 다혜 역을 맡기도 했다. 주위의 권유로 올해 음반을 냈고 타이틀 곡 `비인’은 스스로의 표현으로 `먹고 살 만큼 팔렸다’고 한다. 하지만 가수로서의 윤손하에 대해 그다지 자신은 없는 듯 하다.
“저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게다가 무대 위에서의 감(感)도 연기할 때와 너무 다르다. “연기는 실수하면 다시 할 수 있지만 노래에는 `NG’라는 게 없어 너무 떨리고 긴장되지요.”당분간은 다시 노래를 부를 생각이 없다고 한다.
너도나도 지향하는 `만능 엔터테이너’의 길 대신, 윤손하는 일단 연기를 택했다. `가을동화’의 송혜교처럼, 그도 `눈꽃’을 계기로 새로운 히로인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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