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검표라니..."
▶ 빗나간 출구조사, 성급한 보도 비난
환호와 침묵, 희망과 허탈감이 교차된 밤이었다. 7일밤 대선 개표과정을 가슴졸이며 지켜보던 한인당원과 일반 유권자들은 두 후보가 펼쳐보이는 ‘역전-재역전’의 정치드라마에 몰입해 희비의 롤러코스터를 번갈아 타야했다.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승리를 확신하고 잠자리에 들었던 많은 한인들은 아침 본보와 방송을 통해 ‘고어-부시 승부 못가려, 사상 초유 재검표’ 등의 소식을 접하자 "이럴수가" "어떻게 된 거냐"며 이른아침부터 재검표에 들어간 이유와 결과가 나오는 시기를 묻는등 어리둥절해 했다.
대니엘 전(40)씨는 "미국선거 결과는 불확실성이 없는 것으로 믿었는데 이번 출구조사 혼란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으며 박혜선(51)씨는 "출구조사결과에만 의존해 성급하게 추측성 보도를 내보낸 주류언론이 무책임했다"고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시민들뿐만 아니라 밤세워 선거상황을 지켜본 한인 당원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강석희 한미민주당협회장은 "부시 후보에게 패한줄 알고 새벽 1시가 넘어 집에 갔다가 플로리다주에서 승부가 가려지지 않았다는 보도를 들었다"면서 "재검표와 부재자투표가 남은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병수 협회고문은 "재검표는 최선의 대통령을 가려내기 위해 거쳐야하는 진지한 인내의 작업이 될 것"이라며 "소수표는 모두 사표로 처리해 버리는 현행 투표제도를 직선제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미 선거제도의 허점을 지적했다.
이에대해 진교륜 한미공화당전국협회장은 "플로리다주의 득표가 선거의 향배를 가리는 관건인 중차대한 상황에서 CNN, ABC등 미 언론사들이 성급하게 보도를 내보낸데 화가 치민다"면서 "방송계의 잘못된 관례가 그대로 노출된 어처구니없는 사태"라고 말했다. 역시 공화당원인 정호영 가든그로브시의원은 "재검표를 하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며 "부재자투표가 개표되면 공화당 지지성향의 노인표가 몰려 오히려 부시에게 더 유리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미셸 박 스틸 한미공화당협회장은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이변이 속출해 밤새도록 눈을 부칠 수 없었다"며 "재검표 소식에 당원들 모두 황당하고 허탈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이 열(25)씨는 "이같은 상황이라면 다른나라에서는 큰 정치적 혼란이 났을 것"이라며 "재검표의 결과를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이 성숙한 정치문화의 단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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