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잉, 신장별 앓는 모닝에게 "내 콩팥을 떼어주마"
아픈 만큼 성숙해진 것일까.
3년만 더 뛰게 해달라는 하소연을 매정하게 뿌리친 13년 둥지 뉴욕 닉스를 뒤로 하고 시애틀 수퍼소닉스에서 억지 새 살림을 차려야 했던 NBA 왕고참 패트릭 유잉(38)이 힘차게 내리꽂는 덩크슛보다 멋진 미담포을 쏘아올렸다.
유잉은 신장이상으로 드러누운 라이벌센터 알란조 모닝(마이애미 히트)에게 7일 "필요하다면 기꺼이 내 콩팥 하나를 떼어주겠다"고 말했다. 수퍼소닉스-히트의 ‘전투’를 위해 ‘적지’ 마이애미를 찾은 유잉은 "의사랑 얘기를 해본 것도 아니고 또 내 콩팥이 그에게 맞는지 안맞는지도 모르지만 줄 수 있다면 좋겠다"며 그냥 해보는 소리가 아니라고 거듭 되뇌였다.
유잉과 모닝은 그동안 동부컨퍼런스 챔피언을 놓고 경쟁하는 라이벌팀에 속한데다 포지션마저 같아 코트에선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사이다. 그러나 코트를 벗어나면 둘도 없는 친구이자 선후배.
유잉을 앞세우고 82년 NCAA 챔피언십을 차지한 조지타운대에 모닝이 입학하면서 싹튼 정이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승부를 초월해 더욱 두터워졌다. 유잉은 지난 9월 시드니올림픽때 세상빛을 본 모닝의 딸 ‘시드니 모닝’의 대부이기도 하다. 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10월초 모닝이 신장이상 진단을 받자 가장 먼저 전화를 건 사람도 다름아닌 유잉이었다. 당시 위로의 말을 건네며 쾌유를 비는 유잉에게 모닝은 "왜 나를 걱정하느냐"고 되레 역정을 낼 정도로 환자가 된 자신을 믿으려들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모닝은 금방 일어나리란 기대섞인 장담과는 달리 여전히 신장기능이 엉망이다. 히트의 챔피언등극을 책임지겠다며 여느해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새 시즌 개막을 별러오다 병마에 발목잡힌 모닝은 최소한 2000-2001시즌을 몽땅 걸러야 하는 물론 추가검진 결과에 따라 신장 이식수술을 받고 챔피언꿈 대신 엘리엇꿈을 꿔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98-99시즌 우승에 큰 역할을 했던 스타가드 션 엘리엇은 지난해 모닝과 비슷한 증세로 쓰러졌다가 친형으로부터 이식수술을 받은 뒤 눈물겨운 투병끝에 재기한 바 있다.
챔피언을 꿈꾸다 졸지에 중환자가 돼버린 모닝. 그러나 그는 승부를 초월한 우정을 보여준 유잉의 체온을 실감하며 한숨속에서도 미소만은 잃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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