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둘러 싸고 있는 짙은 안개는 이번주를 고비로 조금씩 걷혀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20일 플로리다주대법원의 심리가 방향타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양진영이 주대법 판결에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이다. 여기서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현재 진행중인 일부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 결과이다.
고어와 부시가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논리전을 펼치고 있는 이면에는 수검표 작업이 대선 결과를 바꿔 놓을수도 있다는 ‘기대’와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계속 진행중인 수작업 재검표에서 고어의 추가득표가 부진할 경우 의외로 사태가 조속히 매듭지어질 가능성도 있다.
20일 주대법 심리에서 법원이 "수검표 결과를 추가 합산하지 않아도 된다"며 공화당 손을 들어 줄 경우 민주당은 즉각 법률적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도 이번 판결로 물러서지는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은 19일 부통령후보 리버맨의 발언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일단은 수작업의 정당성을 인정해 주고 있는 미국인들의 여론도 민주당으로서는 든든한 원군이다. 주대법이 민주당의 손을 들어줄 경우에는 물론 공화당의 또다른 법률소송이 이어질게 분명하다.
그러나 앞서 강조했듯 누가 주대법의 승리 판결을 받아내느냐보다 중요한 변수는 재검표 결과이다. 승리를 확인시켜 주는 것은 법원판결이 아닌 표이기 때문이다.
이날까지 집계된 재검표에서 민주당이 기대해온 만큼의 추가득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민주당의 지금까지의 강경한 입장이 극적으로 바뀔수도 있다. 현실성이 희박한 ‘뒤집기’에 매달려 여론의 역풍을 맞느니 깨끗히 승복함으로써 차기를 기약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판단이 작용할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고어의 개인적 결단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으로 공화당은 재검표가 생각보다 불리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될 경우 이를 극적으로 수용하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의 재검표 결과는 공화당으로서 당초 우려보다는 덜 불리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법이 어쩌고 저쩌고…" "한표라도 빠짐없이 세어야 한다"며 각자의 입장을 소리 높여 외치고 있지만 결국은 자기 이익을 포장하기 위한 논리들에 다름이 아니다. 이해관계에 따라 이같은 입장은 언제든 바뀔수 있는 것들이다.
조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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