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육상 400m에서 10년 넘게 세계최고기록을 지켰으면서도 올림픽 등 메이저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었던 버치 레이놀즈(36·미국)가 결국 쓸쓸히 트랙을 떠났다. 레이놀즈는 23일 고향인 오하이오주 에이크론에서 열린 자선레이스를 마친 뒤 은퇴를 선언했다.
레이놀즈는 99년8월 세비야 세계육상 선수권대회에서 후배 마이클 잔슨에 의해 깨지기 이전까지 무려 11년동안 400m 세계기록(43초18)을 보유한 스타 스프린터. 그러나 그는 ‘큰 물’에서는 번번이 허우적대는 바람에 ‘기록 챔피언’이란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다. 그의 올림픽 골드는 88년 서울대회에서 거둔 고작 하나. 그나마 1,600m 릴레이 금메달이다. 당시 그는 한창 뻗어가던 기세와는 달리 정작 전공종목인 400m에서 은메달에 머물렀다.
수난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2년 뒤 그는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 낸드롤론 양상반응을 일으켜 국제육상연맹으로부터 선수자격 정지처분을 받았다. 그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법정투쟁을 벌인 끝에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출전자격을 얻었지만 도핑파동때문에 흠집이 간 전력을 온전히 회복할 수는 없었다. 예선탈락. 자신감을 잃은 그는 1,600m 릴레이에는 출전 자체를 포기하고 돌아섰다. 와신상담 끝에 그는 재기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96년 애틀랜타 트랙에서도, 다시 4년 뒤 2000년 시드니 트랙에서도 레이놀즈를 맞아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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