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참으로 이상한 끌림이었다.
다그마 폴진(32)은 지난 99년말 독일 함부르크의 버스정류장에 나붙은 베네통 광고에서 ‘꿈속의 남자’를 처음 보았다. 노스 캐롤라이나의 사형수 7명을 모델로 한 베네통 광고에서 슬픈 눈을 한 바비 해리스(34)의 얼굴을 보는 순간 폴진은 운명의 손짓을 보았다.
폴진은 당장 노스 캐롤라이나의 교도소를 찾아가 해리스를 면회했고 10월에는 아예 거처를 교도소 근처로 옮겼다. 그때부터 폴진과 해리스의 만남은 1주 간격으로 이어졌고 둘 사이의 교감은 깊어갔다.
둘은 결혼을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간수장은 이를 승낙하지 않고 있다. 해리스의 처형일이 19일로 잡힌 상황이라 결혼허락이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두꺼운 유리를 사이에 둘고 만난 두 사람은 아직까지 단 한번도 상대와 접촉해본 적이 없지만 서로에게 세상에 둘도 없는 존재라고 확신한다.
지난 91년 어부를 등뒤에서 칼로 세차례나 찔러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한 혐의로 형이 확정된 해리스가 폴진과 이승에서의 사랑을 이어갈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새로 선출된 마이크 이즐리 주지사에게 달려있다. 그러나 신참 주지사가 사법부의 결정을 뒤집은 예는 극히 드믈다.
해리스의 구명에 나선 마크 에드워즈 변호사는 재판당시 배심원들은 그의 IQ가 70이하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그의 변호인이 암과 투병중이었기 때문에 적극적인 변론을 하지 못했었다는 점을 들어 주지사에게 사면을 탄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 해리스와 폴진은 처형 직전 작별의 키스를 나눌 마지막 기회를 부여받는다. 단 한번의 키스로 이승에서의 사랑을 마감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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