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와 투자이야기(10)
▶ 변재성<현대증권>
데이빗 코퍼필드의 마술세계는 환상적이다.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장면을 바로 눈앞에서 보여주는 그의 연출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보통 코퍼필드는 일루젼니스트(Illusionist)로 소개되는데 이는 그의 무대연출이 시각적인 착각을 이용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골프와 투자에도 이런 착시현상을 유발하는 요소가 많다.
더 멀리 더 낮게
수준높은 골프코스에서 라운딩할 때 항상 느끼는 것은 그린을 읽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당연히 퍼팅이 주눅들고 좋은 스코어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린을 읽을 때 잔디의 종류와 잔디결의 방향, 지형, 물이 흐르는 방향 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최대의 난적은 시각적 착란현상이다.
도널드 로스와 같은 세계적인 골프코스 설계자들은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많이 배치한다. 이리 보아도 내리막, 저리 보아도 내리막으로 보일 때 참 당혹스럽다. 이같은 착시현상은 빛이 굴절되어 발생한다. 따라서 잔디를 짧게 깍으면 그린이 빨라지고 빛의 굴절현상도 심해지기 때문에 퍼팅은 더욱 어려워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몸을 가장 낮은 곳에 두는 것이다. 낮은 곳에서 그린을 관측하면 지형이나 경사를 보다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무릎을 구부리거나 배를 땅에 깔고 그린을 읽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또 다른 방법은 되도록 그린에서 멀리 떨어져서 지형을 읽는 것이다. 멀리서 그린을 관찰하면 전체지형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그린을 읽는 작업은 그린에 오르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
백 투 더 베이직
투자의 세계에서도 시각적 착란현상은 자주 일어난다. 증권시장이 오를 때는 불 마켓이 계속될 듯하고 내리막일 때는 베어 마켓이 끝없이 지속될 것처럼 보인다.
투자에 성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낮은 가격에 물건을 사들이고 높은 가격에 팔면 된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보면 일반 투자가들은 주가가 오르면 매입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매각하는 패턴을 보인다. 반면 전문투자가들은 자산을 정반대로 운영한다. 기관투자가들은 특정 주식을 오랫동안 보유하지만 그 보유량은 수시로 변한다. 즉 주가가 오르면 주식 보유량을 줄이고 주가가 내리면 늘리는 것이다.
증시의 착란현상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골프와 같이 겸손한 마음으로 낮은 데로 임하는 것이다. 투자의 기본으로 되돌아가 기초부터 재점검하는 것이다. 먼저 자신의 투자타겟을 재확립하고 기존의 투자전략이나 스타일이 미래의 시장에 적절한지 검토해야 한다.
기업 성장력과 수익성에 너무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실질적인 수익과 안정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적절한 자산분배를 바탕으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2001년에는 분산투자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투자의 위험성을 적절하게 컨트롤하는 지혜와 기술이 필요한 시기이다.
다른 방법은 기술적 분석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은 보다 유리한 투자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가격의 변동패턴에 초점을 맞춘다. 이 방법은 주가가 모든 정보와 투자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때문에 잠재적 가격의 움직임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전제한다. 또한 주가의 변동이 모든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반영하기 때문에 그 움직임은 일정한 패턴을 형성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기술적 분석은 시장전체나 개별주식의 변동패턴을 알려주고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관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지금처럼 증시가 불안정할 때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한다. jaepyon@hdsec.com (213)252-6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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