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가의 경쟁과열이 심상치 않다.
남가주에는 현재 한미,퍼시픽유니온,중앙,나라,윌셔,새한등 6개 한인은행에 지점숫자는 50여개에 달한다. 그밖에 현지법인인 캘리포니아조흥은행이 있고 라틴계 소유의 시민은행, 중국계 인터비즈니스뱅크등도 한인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있다. 한인소유 팩토링융자회사가 3개사에 하나은행과 유니티은행등 신규설립을 추진중에 있는 은행도 2개다.
이같이 은행이 자꾸만 늘고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장사가 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대부분 한인은행들이 상당한 흑자를 기록해 직원들에게 두둑한 연말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사가 잘돼 은행이 늘고 지점이 는다는 것은 물론 탓하고 나설 일은 아니다. 고객입장에서는 편리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좋고 스카웃 경쟁으로 임금수준을 높여주는 한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등 긍정적 측면도 많다.
그러나 전반적 경기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20여개 한인은행 지점의 증설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은 과거 무리한 확장을 시도하다 도산하는 금융기관의 사례를 봐왔던 한인사회 입장에서는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주류시장 개척’ ‘외국인 고객유치’를 뻔질나게 외치면서도 실제로 타인종시장을 파고들지 못한채 영업의 100%를 한인사회에 의존하고있는 한인은행들의 현실에 비추어 말이다. 현재 한인은행들의 마케팅활동은 기존 한인은행 고객을 뺏고 뺏기는 경쟁을 하는데 국한돼있다. 심지어 같은 은행내에서도 지점들간에 유치경쟁을 벌이다가 얼굴을 붉히고 다투는 일도 흔하다.
LA동부지역을 예로 들어보자. 지금은 한미에 흡수된 글로발뱅크에서 지난90년 이곳에 처음 지점을 냈고 퍼시픽유니온이 91년말 지점을 오픈했다. 두 은행간에 비교적 여유있던 경쟁구도는 지난해 새한은행이 지점을 열면서 깨졌으며 지난해 인랜드지역에 지점을 개설한 중앙을 비롯해 나라와 윌셔등도 금년중 지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결국 금년말까지는 6개 한인은행 모두가 이지역에서 한정된 한인고객을 놓고 머리 터져라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LA다운타운,가든그로브,세리토스,가디나등 다른지역도 사정은 같다. 한 은행이 문을 열어 잘된다면 나머지 은행들이 우루루 몰려간다. 세탁소 잘된다면 세탁소, 옷가게가 잘된다면 옷가게로 몰려들어 ‘너죽고 나죽는’ 과당경쟁을 일삼는 한인사회 고질적 병폐가 은행가에서도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던 본국계 은행지점들이 큰 손해를 본뒤 문을 닫고 지금은 둘만 남아있다는 사실을 한인은행들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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