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스필드·길로이·멕시코서 농장운영 최오현씨
중가주 몬트레이 인근 길로이를 중심으로 베이커스필드, 멕시코 등지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최오현씨(47·미국명 찰리, Komex Farms 대표)는 농사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다 미국에서 농사일에 빠져버린 사람이다.
"처음에 베이커스필드에서 친구와 농사를 지었다가 10만달러를 그대로 땅에 묻어두고 손 털고 나왔지요, 그 후 야채도매상을 하다 다시 농사를 짓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농사는 어렵지만 이곳에서도 농사일은 쉬운 것이 아니다. 한여름에는 더운 시간을 피해 새벽 2시까지 물을 주어야 하고 겨울에는 새벽 5시부터 물을 주어야 한다.
최씨는 농사가 잘 될 때는 수십만달러의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올해처럼 추위가 빨리 닥쳤을 경우에는 고추농사에서만 3만달러를 손해보았다며 자연의 위대함을 설명했다.
찰리로 더욱 알려진 최씨는 금호전자에서 일을 하다 7년전 제너럴 일렉트릭사의 조명부문 아시아 담당 매니저로 계약을 맺고 클리블랜드에 도착했다. 1년간 근무하면서 미국생활을 하다 미국에 살 결심을 하고 캘리포니아로 건너왔다.
최씨는 "베이커스필드에서 농사를 짓던 친구가 있어 10만달러를 들여 같이 농사를 지었지요. 농사는 잘 되었지만 판로가 없어 망했어요. 그때 남은 돈이 달랑 1,600달러였지요. 그 후 한국식품 도매, 야채도매를 하다 다시 농사일에 뛰어들었습니다"라고 농사에 대한 애착을 나타냈다.
최씨는 처음에 비닐하우스에서 과일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친구 중에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꽤 있어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처음 1년은 농장 골방에서 숙식을 하며 농사일에 골몰했다.
지금은 길로이 인근 90여에이커의 땅에서 배추, 무, 상추, 수박, 참외 등 한국수퍼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각종 채소를 재배해 연 85만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씨는 "북가주에서 올리는 매출은 약 60만달러가 되며 나머지는 LA 등지로 팔려간다"고 말하고 "베이커스필드와 멕시코 등에도 땅을 빌려 농사를 지어 사시사철 채소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농장은 북가주에서 한인운영 농장으로는 2번째 규모다. 최씨는 "농장을 시작한지 4년째"라면서 "실리콘밸리 인근의 서니베일에서 외동딸과 함께 살고 있는 부인에게는 10년만 참고 살아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최씨는 농사일로 바빠 부인 최상옥씨와 딸 단비양을 한달에 한번 얼굴도 못보고 지나가는 적이 많다.
최씨는 "올해는 미국 채소도 재배해 주류마켓에도 도전해 볼 계획"이라고 말하면서 "40이 넘은 나이에 농사일을 시작한 것은 그 시간이 지나면 다시는 무엇인가를 도전할 수 없을 것 같은 개척자 정신 때문이었다"고 말한다.<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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