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가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러 걸어가는 장면을 보고 제일 먼저 우리가 느낀 것은 부시는 클린턴을 비롯한 대부분의 정치인과는 달리 자기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 인물이라고 자만의 티를 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의 중대성에 비춰 자신이 부족한 인물이라는 점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부시는 취임사에서 미국인들의 실용주의와 봉사정신, 이처럼 크고 복잡한 사회가 성공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가능케 한 시민정신의 가치등에 대해 말했다. 미 건국자들은 역사적으로 일어난 정치적 재난들을 돌이켜 보고 정당과 개인간의 걷잡을 수 없는 다툼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취임연설과 유능한 인물로 구성된 내각은 대통령 원맨쇼가 아닌 적절한 권력의 분산을 그가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취임연설은 스스로를 보수주의자로 지칭한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펴나갈지를 보여주는 지도다. 제2차대전후 민주당 리버럴리즘의 기본 사고는 문제가 있으면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는 게 골자였다. 사회 문제 해결을 전적으로 정치인에게만 맡겨 놓고 시민들은 관전자로 전락시켰다는 게 이에 대한 부시의 비판이다. “정부는 치안 유지와 공공 보건, 민권 수호와 교육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온정은 정부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책임”이라고 부시는 말했다.
현대 리버럴리즘은 보수파를 사회적 약자를 돕는데 무관심한 냉혈한으로 묘사했다. 이는 사실과 다르지만 공화당 정치인들은 이를 공박하는데 소홀했다. 그러나 이는 부시 취임과 함께 바뀌려 하고 있다. 불쌍한 사람을 돕는 것 같은 공공선을 개인의 책임과 연결시키려는 생각은 취임연설 곳곳에서 발견된다. 부시의 모든 정책 집행과 지지세력 결집의 최종 목적은 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데 있다. 부시는 취임연설에서 교육개혁과 메디케어, 소셜 시큐리티 개혁, 군비 강화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분야에서의 업적이 그의 집권이 성공이냐 실패냐를 판가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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