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감을 열심히 찾고 있던 여학생들에게 이미 결혼한 한 일본 여학생이 언젠가 한 말이 있다. “남편은 만나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 가는 것이야” 그의 남편이 교수님들의 총애를 받고 있던 유능한 인물이었기에 그 말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여겨졌을 지도 모른다.
불완전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도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완벽한 다른 한 쪽을 찾아 나서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내가 굳이 노력하고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잘 만들어진 나의 반쪽.
‘사랑’의 개념도 그런 분위기를 갖고 있지 않나 싶다. 심고 물주고 가꾸지 않아도, 혹은 함께 힘써 만들어가지 않아도 이미 거기 존재하고 있는 어떤 것으로.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를 읽고 많이 울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쏟아지던 눈물을 참다못해 끝내는 흐느껴 울고야 말았다.
넓은 어깨 뒤로 흘러내리는 한 남자의 쓸쓸함. 어디 마음 둘 곳 없는 허전함.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 울어서는 안 되는 사내 대장부로 태어나 한 가족의 안락함을 등에 지고 사는 사람. 마음 깊이 사랑하면서도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
돌아서 생각해보면, 그것은 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평가 이전에 나 자신의 감정이임이었던 것 같다. 서러움도 내가 그려 본 서러움이요. 서성임도 내가 만든 서성임이었을 게다. 결국 ‘아버지’라는 역할을 빌어서 본, 존재의 허허로움이라고나 할까?
혹시 지금 우리 옆자리에 앉아 있는 그대 가슴도 그렇게 시리지는 않은지. 그대 같이 누워서도 외로움에 떨고 있지는 않은지. 홀로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서 있지는 않은지.
사랑을 심자. 아주 가까운 사람부터. 조금 더 가까이 다가앉고. 조금 더 다독이고. 그렇게 평생을 통하여 함께 만들고 다듬어 가는 서로의 모습. 그러면 짧은 나그네 길 끝에서 우리 곁에 바싹 다가 온 그 사랑의 열매를 볼 수 있겠지. 실하게 영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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