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은 온천을 좋아한다. 온천 중에서도 미적지근한 곳은 싫고 뜨거운 곳이라야 직성이 풀린다. 살이 익을 정도로 뜨거운 탕 속에 들어앉아야 "아, 시원하다!"는 탄성이 나온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섭씨 20도, 미국에서는 21.1도(화씨 70도)를 넘으면 온천으로 분류되지만 한국에서는 섭씨 25도를 넘어야 온천 대접을 받는다.
남가주 한인들이 즐겨 찾는 팜스프링스 지역에서도 한인들이 즐겨 찾는 온천장은 대개 다른 온천에 비해 수온이 높은 곳이다. 남가주에는 야외온천도 많다. 베이커스필드 인근 컨리버밸리 지역에만 8개의 야외온천이 있어 한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델로네가라는 곳은 한동안 한인이 리스를 해 운영을 하기도 했다. LA에서 비교적 가까운 샌버나디노 마운틴에 딥크릭이라는 야외온천이 있다. 지난해 11월 본보 레저면을 통해 물이 뜨겁다는 사실이 보도된 후 이 곳을 찾는 한인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며칠전 이곳 관리인이라는 미국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코리안들, 온천을 교회로 잘못 알고 오는 것 같다"
처음에는 한인교회 신도들이 그 곳에 갔다가 말썽을 피웠다는 뜻으로 알아들었다. 혼자 있으면 얌전하다가도 여럿이 모이면 용감해지는(?) 것이 한인들 아닌가. 밤늦게 고성방가를 하는 단체 한인들, 새벽부터 온천가에 둘러앉아 큰소리로 찬송가를 부르는 교인들 때문에 가족단위로 온천을 찾은 사람들이 잠을 설쳤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한인들이 금지돼 있는 샴푸, 비누를 사용하거나 원류를 더럽히는 등 또 한번 ‘어글리 코리안’ 추태를 부린 것일까. 몇 년 전 컨리버밸리 지역에서 말썽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긴장을 했는데 다행히 그런 일도 아니라고 했다.
문제는 이 온천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서 약 1.5마일의 가파른 길을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등산화등 단단한 준비를 갖춰야만 하는데 멋모르는 한인들이 일요일 오후 교회를 다녀온 정장 차림으로-노인들까지 동반하고-찾아간다는 데 있었다. 온천까지 내려가는 데는 40분~1시간이 걸리지만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은 오르막인 탓에 2시간 반이나 걸린다. 해가 짧은 요즈음 정오가 넘어 이곳을 찾았다가 돌아오는 길 캄캄한 산중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한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마이크 캐스트로라는 이름의 관리인은 한인들이 수온이 높은 이곳 온천을 즐기는 것은 얼마든지 환영하지만 길이 험한 만큼 등산화 등 산행을 할 수 있는 옷차림과 충분한 양의 식수, 그리고 비상용 플래시를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노약자 동반은 삼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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