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세계를 제패한다? 축구를 국기로 여기는 한국인들은 지난해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태극전사들의 부진에 거듭 분통을 터뜨려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2002년 월드컵 코리아-재팬 우승가능성을 3순위로 꼽는 강심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측 월드컵조직위(KOWOC)가 대회 개막 D-500일(1월16일)에 맞춰 한국갤럽에 의뢰해 만 20세 이상 남녀 1,5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2년 월드컵 국민의식 조사’ 결과다.
최근 나온 KOWOC 뉴스 1월호에 따르면 우승예상국을 묻는 항목에서 응답자의 9.5%가 한국을 꼽아 호나우도·히바우도·호나우딩요 등 쟁쟁한 월드스타들이 즐비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43.3%), 그라운드의 예술사 지네딘 지단이 이끄는 98년 대회 챔피언 프랑스(19.8%)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 득점제조기 바티스투타의 아르헨티나(7.5%)와 빗장수비의 대명사 이탈리아(4.7%)·파워넘치는 전차군단 독일(3.4%) 등 전통강호들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물론 이는 한국 축구의 현주소와 가능성에 대한 냉철한 진단보다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한국 축구의 ‘현실적인 숙원’인 16강 진출가능성에 대해 60.0%가 "할 수 있다"고 응답한 반면 "할 수 없다"고 한 답변도 39.8%나 된다는 사실(나머지는 모르겠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축구라면 국운이라도 걸린 듯 승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안마당에서 열리는 대회를 "직접 가지 않고 TV로 보고 싶다"는 응답자(38.0%)가 "반드시 경기장을 찾아 관전하고 싶다"는 사람(36.5%)보다 많은 것 또한 한국인들의 ‘이상한 축구열’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월드컵 개최로 인한 기대효과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제고(27.8%)·경제발전(22.6%)·문화전파(17.6%)·국민의식 수준향상(12.0%) 등 다소 추상적인 관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스포츠(축구) 활성화(9.4%)가 5번째로 꼽혔다.
성공적 개최여부에 대해서는 무려 92.1%가 "매우 또는 어느정도 잘 치러낼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이를 위한 시정 사항으로 교통 무질서(34.8%)와 불결한 공공장소(20.8%), 외국인에 대한 불친절(22.3%) 등 숱한 캠페인과 일부 강제조치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았던 문제점들을 되풀이, 또다시 ‘말따로 행동따로’에 그칠 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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