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NA 검사로 무죄석방 불구, 피해자 보상 거의 전무
리키 데이스는 1984년의 어느 운수 사나운 밤, 신호등이 깨진 차를 타고 샌디에고 거리를 달리고 있었다.
한 경찰관이 데이스의 차를 세웠다. 경찱관은 현상수배범 전단의 얼굴과 부합되는 데이스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그리고 5개월 후 데이스는 샌디에고의 한 젊은 주부 납치, 강간폭행협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았다. 데이스는 무죄를 주장하면서 캘리포니아 교도소에서 10년을 복역했다.
마침내 지난 1994년.
DNA 검사가 그의 무죄를 입증했다. 그리고 그는 교도소에서 풀려났다.
해피 엔딩? 꼭 그렇지는 않았다.
석방된 후 몇 개월동안 데이스는 TV 토크쇼에 출연한 그의 얼굴을 알아 보는 사람들로부터 상점이나 주유소에서 "당신, 그래도 보상은 받았겠지"하는 무례한 질문공세를 당해야 했다.
올해 42세의 데이스는 무죄석방 후 또 6년이 지났지만 당국으로부터 동전 한 닢 받지 못했다.
데이스는 샌디에고 시와 경찰국, 그리고 검찰을 상대로 수백만달러의 피해보상소송을 냈지만 작년 패소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DNA 검사로 무죄가 입증돼 교도소 복역중 석방된 사람은 80여명.
하지만 이 가운데 3분의 2는 억울한 옥살이의 보상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길거리나 식당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사람이 수백만달러의 보상금을 챙길 수 있는 나라 미국에서 수십 년간의 억울한 옥살이의 대가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실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부당헌 피해자가 보상받는 나라가 미국이다. 완벽한 제도는 아니지만 이것이 우리의 관행이다. 그런데 억울한 옥살이는 왜 그냥 넘어 가는가"
페이스 대학의 법학교수 에이들 버나드의 지적이다.
버나드 교수는 미국 36개 주에 경찰이나 검찰을 소송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은 있지만 무고하게 옥살이한 사람들을 보상하는 내용의 법은 없다고 주장한다.
경찰이나 검찰에게 법이 너그러운 것은 이들 공복의 직무수행을 수월하게 해주자는 것이 이유다. 무고한 사람에게 누명을 씌웠다는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는 한 이들은 법적인 책임이 없다. 무고한 옥살이에 대한 보상법을 갖고 있는 나머지 14개 주마저도 사법제도의 과오로 복역한 사람에게 제공하는 보상금이 매우 미미하다. 연방교도소 복역수의 보상금 한도액은 5,000달러에 불과하다.
물론 예외도 있다.
작년 일리노이주에서는 법집행당국의 조작으로 도합 65년을 억울하게 복역한 네 명의 피해자에게 3,600만달러의 보상판결에 내려졌다. 뉴욕주에서는 경찰의 악의적 행위를 증명하지 않고도 보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 분야의 법 대부분은 그 규정이 오래돼 현실성이 결여됐거나 애매모호한 것들이다.
텍사스는 억울하게 복역한 피해자가 최고 2만5,000달러의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지난 1985년 법을 개정했다.
교도소에서 12년을 억울하게 옥살이한 케빈 버드의 경우 이 보상액은 하루에 불과 6달러꼴이다. 주당국은 지난 1999년 5월 보상합의를 했다. 하지만 버드는 거의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단 한 푼의 보상금도 받지 못했다.
한 주정부 당국자는 "의회가 예산배정을 아직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상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옹색하게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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