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안호이저-부시’ 대 수입 ‘하이네켄’
요즘 TV 광고계에선 맥주 전쟁이 한창이다. 비록 유머러스한 광고를 통해서지만 ‘안호이저-부시’는 ‘하이네켄’ 애호가는 잘난척하는 여피고 수입 맥주는 오래되고 김이 빠져서 스컹크나 좋아할 것이라고 몰아세우고 있고 ‘하이네켄’은 ‘버드와이저’를 아버지같은 노털들이나 마시는 것이라고 풍자하고 있다.
연매출 550억달러의 맥주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광고전은 상당히 야만적인 유모어로 이미 널리 인구에 회자하고 있는데 업계의 거물회사들이 벌이고 있는 광고전은 겉보기에 매우 재미있기는 하지만 거기 걸려있는 이해관계는 상당하다. 1990년대 내내 거의 늘지 않던 맥주 판매고가 드디어 1% 정도 증가했는데 요즘처럼 소비자들의 변덕이 심한 때에는 한병 한병이 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맥주회사중에서도 안호이저-부시와 하이네켄이 정면충돌하게 된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두 회사 모두 부유층 시장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안호이저부시사의 공격적인 마케팅담당 그룹부회장 어거스트 부시 4세는 주력상품이자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맥주 ‘버드와이저’를 고급화시키고 ‘미컬롭’을 고급 수입품과 대적시키려 하고 있다.
반면 하이네켄도 평범한 맥주를 마시던 보통 사람들에게 집에서나 술집에서나 식당에서나 하이네켄을 마시라고 권유하면서 1990년대말에 ‘코로나’에 내준 ‘미국의 넘버 원 수입맥주’ 자리를 다시 차지하려고 노리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코로나를 만드는 멕시코의 모델로사 지분의 50%를 안호이저-부시가 갖고 있는 것.
아직 유머를 잃지 않고 있지만 싸움이 길어지다보니 심술이 더해져 이제 양사는 혹시 상표권 침해나 제품 모독으로 법정소송을 벌일 꼬투리라도 생길까 지켜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공명정대한 싸움을 좋아하므로 일정한 선을 넘지는 않을 생각들이다.
다른 맥주회사들은 강건너 불 구경으로 일관하고 있다. ‘밀러’는 다른 회사 제품을 조롱하는 TV 광고를 낼 계획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들의 광고전 내용을 일부 살펴보자면, 안호이저-부시가 작년 가을부터 방송하는 광고에서는 여피들이 ‘하이네켄’임을 암시하는 녹색 병에 든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그중 한 사람이 캠프파이어 주변에서 수입한 야크 털로 만든 순모 재킷을 자랑한다. 이들은 수입맥주를 가지고 여자 캠핑객들과의 합석을 유도하려다 실패하는데 맥주는 스컹크가 가져간다.
한편 하이네켄은 ‘맥주와 진화의 이론’이란 광고를 낸다. 우선 네안데르탈인 같인 생긴 사람이 제일 싸구려로 보이는 맥주를 마시고 다음으로 조금 멍청해 보이는 청년이 갈색 병에 든 것을 마시며 음악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말쑥하고 세련된, 하이네켄을 마시는 청년이 등장한다. 또 다른 광고에서는 갈색병에 든 맥주 식스팩을 갖고 파티장에 도착한 청년이 자기가 갖고 온 맥주는 냉장고 속에 넣어두고 자기는 하이네켄을 집어 든다.
아직까지 이 광고전쟁의 승자는 보고 웃을 수 있는 소비자들이다. "평균적인 TV 시청자들은 너무나 재미있다면서 아주 좋아한다"고 음료업계 콘설턴트인 탐 퍼코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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