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은 한민족의 정신과 마음이 깃들어 있는 우리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음식 중의 하나이다. 이곳 미국에서도 우리의 마음을 고향에 두고 온 부모, 형제, 친구, 그리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하며 지난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고마운 음식이 바로 떡이다.
그런 떡을 이제부터는 먹지 말라고 한다. 이곳 보건법에 의하면 쌀로 만든 모든 음식은 잠재적 유해식품으로 만드는 즉시 냉장 보관하게 되어 있다. 떡을 냉장고에 넣으면 맛이 없어서 먹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을 한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떡집에서 떡을 시루에서 꺼내 냉장 보관해야 한다면 결국 떡을 팔 수가 없게 되고 일반인들은 떡을 먹지 못하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떡이 없는 돌상, 백일상, 혼례상, 회갑상… 생각만 해도 기가 막힌다.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 되어 가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 고유음식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오는 것인데 보건 당국은 법만 내세우니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보건국 직원들이 조사를 나오면 멀쩡한 떡들을 쓰레기통에 다 버리는 것이 요즘 떡집들의 현실이다.
몰라도 한참 모르는 그들의 법 앞에 우리 음식문화가 말살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없어 남가주 떡집들이 모여 지난 6월 민속떡협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어디에도 호소할 데가 없어 막막했다. 우리가 아무리 떡의 안전성을 설명해도 보건당국은 이해를 하려 들지 않았다. 쌀로 만든 음식은 잠재적 유해식품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소수민족 음식의 특성을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에게 정치력이 있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드니 여간 안타까운 노릇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새크라멘토에서 활동중인 한인 3세 로비스트 데이빗 김씨의 도움으로 캐롤 루 주하원의원(44지구, 민주당)을 만났다. 상황을 들은 루의원은 캘리포니아 주법을 바꾸어서라도 떡을 상온에서 지금같이 만들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AB187)을 지난 7일 주의회에 상정했다. 참으로 기쁜 일이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 법안의 의회 통과를 돕기 위해 민속떡협회는 LA와 오렌지카운티 떡집 22개 업소에서 지지서명을 받아 주의회에 제출하고자 한다. 많은 한인들의 협조와 도움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것은 떡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수민족 음식에 대한 미국사회의 근본적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은 떡이지만 상온에 저장하는 된장, 고추장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법안이 통과되어 우리의 음식문화가 미국에 확실히 정착될 수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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