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내 총기사건을 보며
▶ 한영호<목사·나눔선교회>
교내 폭력이 총기사건으로 그 강도가 극에 달하면서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무서워서 어떻게 우리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겠는가?”라고 걱정할 것이다. 조금 한숨을 돌리려면 어김없이 계속적으로 터지는 청소년 총기사건은 이제 TV나 신문에서 간간이 볼 수 있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 자녀들의 이야기이다.
나는 상담하는 청소년들의 눈빛에서 섬뜩한 살기를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막상 그 아이들을 알게 되면 순진하고 여린 마음을 가졌다는 것을 금새 느낄 수 있지만 왜 그러한 아이들의 모습에 또 다른 모습이 투영될 수 있는지.
일주일이면 한두 번 이상 범죄에 연루되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하여 법정에 갈 때가 많다. 그때마다 그들을 아는 이들은 “그 아이가 그런 일을 할 줄이야. 정말 착한 아이였어요. 공부도 잘 했었는데....”라고 거의가 그 문제아를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그런 아이가 강도 짓을 하고 도둑질을 하며 약을 하고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가?
이는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 청소년들의 감정은 단순하고 극단적이며 즉흥적이다. 첫눈에 상대가 마음에 들면 쉽게 육체적 교제에 들어가고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서슴지 않고 훔친다. 상대가 싫으면 몰매를 때리기도 하고 왕따를 시키기도 한다. 심지어는 죽이기까지도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고 행동하는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익숙함은 어려서부터 연습되어 있다. 바로 우리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풍족한 삶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자녀가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이면 충분히 공급해 주기 때문이다. 이런 습관에 길들여졌기에 우리 자녀들은 조금만 부족해도, 조금만 자기 뜻에 맞지 않아도 견딜 수 없어 한다.
견딜 수 없는 감정이 절제되지 못하고 분노로 일어나며 이 분노가 극단적 한계의 잠금장치를 풀어 헤쳐버리게 된다. 뿐인가. 어릴 때부터 많은 지식을 전달해 주려는 부모들의 절대적 노력으로 아이들의 순수함과 깨끗함은 점차 고갈되어지고 동정과 사랑보다는 계산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하여 나만 잘되면 되고, 나만 뛰어나면 되며 누구보다 내가 잘나야 된다는 자기 만족만 채우고자 하는 ‘나’ 중심의 삶이 은연중 자리를 잡게 된다.
‘나’ 중심의 삶은 오직 내가 관심의 초점이 돼야 하며 집중 받아야 한다는 욕망이다. 이러한 것들이 좌절될 때 원망과 미움이 꿈틀거리고 마약, 탈선, 갱의 가입으로 이어지게 되며 결국 잘못된 가치관이 성장하게 된다. 잘못된 가치관은 자신은 무엇을 하든 정당하다는 착각으로 죄에 둔감하게 되어지고 아니 오히려 죄악을 행함이 멋있는 선망의 대상이 되어 각종 범죄, 더 나아가 살인까지도 이어지게 된다.
총기사건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인격이 형성되기도 전에 ‘자기중심주의’ ‘풍요로운 물질주의’가 낳은 결과인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결과들이 총기사건만으로 매듭지어 지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앞으로 더욱 엽기적 사건들이 이어져 나타날 때 과연 우리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겠는가? 분명 사고를 치고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도 그 누군가의 자녀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먼저 내 자녀들에게 공부 잘 하고, 돈 잘 버는 것보다 믿음을 알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참된 도리를 행하는 법을 가르쳐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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