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길었던 겨울장마도 걷히고 이젠 완연한 봄이다. 집안의 묵은 먼지도 털고, 화단도 좀 가꾸고, 게을러 미루었던 문짝의 빠진 못도 박고, 부분적으로나마 페인트칠도 좀 하고, 막힌 하수구 싱크대 파이프에서 물이 새는 것도 손질을 하고….
웬만한 집안 일은 내 손으로 할 줄 아는 알뜰파 남성들이 주말의 따스한 봄볕을 받으며 부지런히 드나드는 업소가 있다.
버몬트 길에서 가까운 피코 선상의 ‘피코 건축자재’(대표 남상필). 굳이 ‘홈디포’같은 데를 갈 필요가 없다. 익숙지 않은 영어로, 어느 곳에 무엇이 있는지, 또 규격이나 사이즈가 어떤 것인지, 설명하고 묻기에 불편한 사람들은, 작은 못 몇 개를 사러 ‘홈디포’를 갈 게 아니라 ‘피코 건축자재’를 가면 친절한 한국말 안내를 받아 1~2분이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한글로 쓴 간판을 올린 지 18년째를 맞는 이 곳의 이름은 ‘피코 건축자재’지만, 2만5,000스퀘어피트 면적에 꽉 들어찬 약 3만여종의 각종 기구, 용품들은 ‘홈디포’ 못지 않게 다 갖춰져 있다.
망치, 스크루드라이버, 렌치 못, 볼트, 너트, 호미, 괭이, 빗자루, 각목, 합판, 전력 비상사태에 부응하기 위한 절전형 전구, 전선, 정전이 되면 자동으로 켜지는 비상용 전구, 크고 작은 옥내용 사다리 샤워탑, 노약자와 여성용 위생비데 등 ‘홈디포’에는 없는 물건들도 수없이 있다.
“물론 건축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건축자재도 완벽하게 구비돼 있지만 일반 주거생활에 필요한 용품들, 특히 쓰기에 더 편리하도록 새로 고안된 신안특허 상품들이 많습니다. 새로운 연장이나 기구 등의 까다로운 사용법도 한국말로 설명해 드리니 얼마나 편리합니까”
업소측의 설명은 가격도 ‘홈디포’나 미국 하드웨어 스토어보다 전반적으로 싸다고 한다. ‘피코 건축자재’는 전 미국에 7,000개 직영 점포를 가진 ‘ACE Hardware’의 주주사이기 때문에 최염가로 구입, 최염가 판매가 가능하다. 부지런한 사람들을 위해 아침 7시반에 문을 여는 것도 이곳의 특색이다. 문닫는 것은 오후 5시.
2595 W. Pico Blvd. (213)388-9127/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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