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는 제한된 시간의 경과를 수시로 상기시키면서, 얼마나 많은 사건이 짧은 시간 안에 꼬리를 물고 일어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들이 있다.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한 범죄영화들이 이런 방식을 선호한다. 남자 친구를 구해줄 돈 마련을 위한 빨강 머리 아가씨의 질주를 그린 ‘롤라 런’, 특징 없고 지루한 요일을 제목으로 택한 ‘목요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 건을 노린 젊은이들이 빠진 위기를 그린 ‘고’, 폭설로 갇힌 산장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그린 ‘라스트 스톱’ 등 하룻밤 이야기 리스트는 묵직하다.
애덤 콜린스의 2000년 작 ‘선셋 스트립(Sunset Strip)’ (18세, 폭스)도 하루라는 한정된 시간을 설정해놓고 여섯 젊은이의 꿈과 사랑을 분방하게 펼쳐놓는다. 하루 동안의 일로 나머지 인생을 결정하는 젊은이들이란 얼마나 경박스러운가라고 예단하면 곤란하다. 하루가 모여 한 달, 일 년이 되는 것처럼 오늘 겪은 사소해 보이는 일은 지난 세월과 체험을 농축시킨 결정적인 행동의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1972년,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선셋 스트리트는 성공을 쫓는 예술가 지망생들로 넘쳐났다"는 내레이션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튀는 의상을 디자인하는 테미(안나 프리엘). 그곳 단골손님인 가수 던칸(토미 J. 플라나간)과 글렌은 테미를 유혹한다. 그들과 쉽게 어울리는 테미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사진 작가 마이클, 마이클의 마음을 토미에게 대신 전해주는 작곡가 친구 펠릭스, 아끼는 레코드를 팔아 공연 비용을 마련하는 에드워드(닉 스톨). 바가지를 쓴 것처럼 빠글빠글한 파마 머리에 엄청나게 큰 선글라스와 티셔츠, 판타롱 바지, 턴 테이블과 디스크와 전기 기타를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
1970년대 젊은이 문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요즘 젊은이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감상 포인트/무엇이든 시도하는 젊음이 부럽다.
<비디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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