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단체가 또 말썽이다. 부활절 새벽연합예배를 둘러싸고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와 캘리포니아교회총연합회라는 단체가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어 한인 개신교계에 혼돈만 더해주고 있다.
이번 파장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해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선거에 불만을 가진 일부 목사들이 따로 단체를 만들었다. 캘리포니아교회총연합회라는 단체다. 이 단체는 부활절 새벽연합예배를 서울 인터내셔널 공원에서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부활절 새벽연합예배는 남가주 한인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남가주기독교협의회가 지난 30년간 개최해온 개신교계 전체의 전통적 행사다. 이런 행사를 새로 결성된 캘리포니아교회총연합회라는 단체가 별도로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한인 교계는 갈라져 부활절 연합예배도 따로따로 드리는 양상으로 비쳐지자 평신도들이 들고 일어섰다. ‘한인교계 자성촉구회’라는 평신도 단체가 급격히 결성돼 부활절 연합예배를 한 장소에서 통일해 개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양측 회장은 이 중재안을 일단 받아들였으나 교회협의회 이사진과 교회총연합측 공동회장단 양측 모두가 반발, 갈등은 확산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갈등은 본질에 있어 한인 사회의 고질인 ‘단체장 감투싸움’과 조금도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오히려 더 저질의 감투싸움에서 비롯됐다는 느낌이다. 회장 선거에 불만이 있다며 일부 목사들이 떨어져 나가 따로 살림을 차린 것부터가 그렇다. 그리고 기존의 단체에서 수십년 동안 해온 행사를 별도로 치르겠다는 계획도 그렇다. 일부 지탄받는 ‘세상의 단체’들조차 감히 착안하기 어려운 치졸한 착상이다. 오죽했으면 평신도들이 들고일어나 ‘지도자를 자처하면서 불순한 의도로 교계를 어지럽히는 단체와 목회자들’을 경고하고 나섰을까.
성직자는 사회적 양심의 마지막 보루다. 남가주 일원에 개신교 교회가 1,000개를 넘고 있다는 점에서 목사들에게는 더 한층 행동에 있어 성숙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 수십만의 평신도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러나 너무 교과서 같은 이야기이고 일부 목사들의 경우 그 기본자질마저 의심스러운 게 현실이다. 따라서 평범한 사회인 수준의 행동양식이라도 보이라는 게 교계에 대한 일반의 요구다.
’그 맛을 잃어 땅에 떨어져 짓밟히는 소금이 된 목사’ ‘떼지어 싸우느라고 천국 문을 가로막고 있는 목사’- 이런 목회자들이 교계를 움직여서는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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