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이 이번 주부터 올해 1/4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했지만 전반적 전망은 암울하다.

경영 실적을 공개했거나 앞으로 공개할 회사 중에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및 IBM 등 다우지수에 편입된 30대 우량기업의 절반 이상이 포함돼 있다. 또 주요 온라인 기업들이 `닷컴 열기’ 냉각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제너럴 모터스(GM)는 미국 자동차시장 위축 등에 타격 받아 올해 1/4분기 수익이 87% 하락했다고 18일 발표했다. GM은 1/4분기 매출이 426억달러로 한해 전에 비해 43억달러 감소했다면서 순익도 17억8,000만달러에서 2억3,700만달러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주당 기준으로 2.8달러에서 0.53달러로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은 월가 예상치보다 나은 것으로 경영 실적이 발표된 후 GM주가는 7% 상승해 57.30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미디어 및 인터넷그룹인 AOL 타임워너는 지난 1/4분기에 AOL과 타임워너간 합병에 따라 매출이 9.2%나 증가하면서 손실폭도 줄었다고 18일 발표했다.

AOL 타임워너의 분기손실은 지난해 동기의 14억6,000만달러(주당 34센트)에서 13억7,000만달러(주당 31센트)로 감소했다. 부채 분할상환금과 기타 경비를 제외하기 전 이 회사 이익 규모는 월가의 전문가들이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으며 매출은 지난해 동기의 83억2,000만달러에서 90억8,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이보다 이틀전 AOL은 가입자가 지난 3월에만 100만명 늘어 모두 2,900만명이 됐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발표는 그간 약세를 거듭해온 기술주가 반등세를 보인 것과 때를 같이해 나왔다.

이에 앞서 뉴욕 소재 금융보험 대기업인 시티그룹은 16일 1/4분기 수익이 7% 하락한 36억6,000만달러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한해 전에 비해 2억8,000만달러가 줄어든 규모다. 시티그룹은 경기둔화가 이처럼 저조한 실적의 주요 원인이라면서 신주공모 자문 수요가 줄고 투자 손실이 늘어난 데 특히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미국 5위 항공사인 콘티넨탈항공도 16일 1/4분기 수익이 무려 36%나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역시 사정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부실채권과 투자 손실에 타격 받아 수익이 16.5% 떨어진 18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금융분석회사인 퍼스트 콜은 주요 기업의 1/4분기 평균 수익률이 8.5% 이상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10년 사이 가장 큰 하락 폭"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6년부터 기업의 실적을 분석해온 톰슨 파이낸셜의 주식분석가 오잔 애킨도 "회사가 분석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나쁜 1/4분기 실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의 분기 실적이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은 지난 91년 여름의 17.9%였다.

일각에서는 이런 나쁜 상황에서도 앞으로 몇달 후면 실적이 나아지는 쪽으로 반전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가 지난 주초에 나왔다.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수요 하락을 이유로 들어 인텔에 대한 투자평가를 하향 조정한 것. 모건스탠리의 인텔 하향평가로 인해 이날 나스닥 지수는 51포인트 이상 하락해 1,909.5포인트에 마감됐다. 반면 전통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장의 약세를 만회하면서 31.6포인트 뛴 10,158.56포인트에 거래가 끝나는 대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