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사 양인자씨 "90년에 알아...마종기씨에 미안"
가수 조용필의 노래 <바람이 전하는 말>의 가사는 마종기의 시 <바람과 말>의 표절임이 밝혀졌다.
시인 정일근씨는 계간『시평』 3호에 기고한 글에서 극작가 양인자씨가 작사한것으로 돼 있는 <바람이 전하는 말>의 가사와 마종기의 시가 마치 쌍둥이처럼 너무 닮았다면서 명백한 표절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노래는 85년에 나온 조용필의 8번째 앨범 「허공」에 수록됐으며 마종기의 시는 80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된 시집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에 실려 있다.
정씨는 "우리가 모두 떠난 뒤/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시) "내 영혼이 떠나간 뒤에 행복한 너는 나를 잊어도"(노래)라는 시작과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바람이라고 생각하지 마"(시) "착한 당신 외로워도 바람소리라 생각하지 마"(노래)처럼 주제를 나타내는 구절이나 운율이 너무나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인자씨는 고의적으로 보고 베낀 것은 결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표절이 됐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씨는 지난 80년대 전후 MBC 라디오 드라마를 위해 공모한 어떤 수기에서 대사로 처리된 일부 내용을 참고해 <바람이 전하는 말>의 가사를 만들었는데, 당시에는 이 내용이 마종기씨의 시 구절인지 몰랐고 90년에야 소설가 오정희씨가 말해 줘 알게 됐다고 밝혔다.
조용필의 <바람이 전하는 말>은 85년 방송된 KBS 라디오 드라마 <마지막 축제>의 주제가였으며 양씨가 극본을 쓰고 주제가 가사도 지었다.
양씨는 표절 사실을 알게 된 뒤 뽀족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해 불안한 마음과 함께 지금까지 시간을 끌어 왔다면서 이제라도 미국에 살고 있는 마종기 시인에게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하고 독자들에게도 이런 사실을 알릴 적절한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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