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샌타바바라의 해변공원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출격했다가 사망한 고 라스 포베어 중령(공군 전투기 조종사. 당시 샌퍼난도 밸리 거주)의 ‘지각 장례식’이 열렸다.
그의 전투기는 베트남전이 한창인 64년 하노이 북부에서 베트콩의 피격을 받아 추락했으나 사체가 발견되지 않아 이제껏 실종자(MIA)로 처리됐다. 그러다 97년 하노이 북부 45마일 지점에서 치아 일부분과 유니폼이 수거됐고 유전자 감식결과 지난해 12월 사망이 확인된 것.
가족과 친구를 위한 이날 장례식에는 36년전 사랑하는 동생을 잃은 채 생사여부도 몰라 애태웠던 그의 누나 베티 멕더멋(톨루카 레익 거주)와 조카 브루스 그리핀(샌타바바라 거주)을 비롯한 친지와 친구, 또 당시 함께 베트남서 싸웠던 부대원, 또 에드워드 공군기지에서 날아온 의장대원등이 전국 각지에서 참가, 그의 영혼을 뒤늦게나마 위로하고 추모했다.
그 외에 포베어 중령의 뒤늦은 장례식 거행 뉴스를 접하고 스스로 참가한 사람들도 수백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들은 가족이 아니면서도 가족처럼 눈물을 흘리고 슬퍼한 린덴 딕스(54 영국 노스 엄버랜드 거주)나 라니 로스(칼라바사스 거주), 데이빗 피셔(샌타 바바라)등이다. 이들은 포베어 중령은 물론 가족과도 일면식 없는 타인이다.
이들이 유가족의 정중한 초청을 받고 이 장례식에 온 것은 70년대 초기에 구입했던 ‘베트남전 실종 포베어 중령 생존 기원 팔찌’ 때문이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군인이나 전쟁포로의 안녕과 조속한 귀환을 기원하는 내용의 MIA/POW 팔찌는 당시 캘스테이트 노스릿지 학생이었던 캐롤 베이츠 브라운(현재 미국방부 재직)이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낸 아이디어로 70년부터 73년까지 총 500만개가 팔렸다.
이날 참석한 사람들은 바로 포베어 중령의 이름이 새겨진 팔찌를 샀던 사람들이고 산 후 가족들에게 편지등을 보내 포베어의 안부를 지속적으로 염려했던 사람들이다.
당시 영국의 교사였던 닉스여인은 72년 미국 뉴햄프셔주의 청소년 여름캠프에 왔다가 포베어 중령 팔찌를 샀고 10년간 그를 낀 채 생환을 기도했다고 한다.
또 라니 녹스여인은 자신이 산 팔찌의 주인공 포베어의 유해일부가 발견됐다는 뉴스를 4월 1일자 LA타임스를 보고 알고 마치 가족이 사망한 것 같은 슬픔에 빠졌다고 한다. 그녀와 데이빗 피셔는 10여년 이상 팔에 끼었던 포베어중령 팔찌를 깨끗이 닦아 이날 가족들에게 건넸다.
포베어 중령의 누이 베티는 "동생의 실종이후 전국과 다른 국가에서까지 답지한 생환기원이나 위로, 염려가 그를 잃은 상실감과 슬픔을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되었다"고 감사를 전하고 "같이 걱정해 준 사람들은 가족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장례식에 초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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