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여신은 어느편도 일방적으로 두둔하지 않았다. 일본 열도는 물론 메이저리그 안팎의 크나큰 관심속에 벌어진 사무라이 불망망이 이치로(이치로 스즈키·시애틀 매리너스)와 사무라이 황금팔 노모 히데오(보스턴 레드삭스)의 ML 황야의 첫 투타대결(2일 시애틀)은 사실상 무승부로 끝났다.
1회말 첫 타석. 방망이를 곧추 세운 이치로는 오래간만에 직접 대하는 선배 노모의 꽈배기 피칭모션에 홀렸는지 K존을 꿰뚫는 초구를 그대로 흘려보내 스트라익.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 노모로부터 데뷔 홈런을 때려냈던 이치로는 비슷하다 싶은 제2구를 향해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핀트가 빗나가며 2루앞 땅볼. 죽자사자 달렸지만 공이 먼저 1루 베이스맨의 글러브로 빨려들었다.
2아웃 주자없는 상황에서 마주친 2번째 대결. 노모의 미끼피칭에 이치로가 속지 않아 초구는 볼. 2구는 바라만 보는 스트라익. 3구 헛스윙.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던진 노모의 승부구를 이치로도 놓치지 않고 받아쳤으나 파울. 제5구를 받아친 타구는 커다란 궤적을 그리며 뻗는 듯하다 갑자기 꺾이며 중견수 플라이.
’5회말에 생긴 일’이 아니었다면 노모의 승리는 결정적이었다. 1-1로 맞은 5회, 노모는 카를로스 기옌에게 깊숙한 2루타를 얻어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누상에 주자가 있으면 더 기세를 올리는 이치로. 초구 파울볼. 안타는 안됐어도 기다리는 대신 초구부터 공략하겠다는 결의가 묻어나왔다. 이를 역이용한 노모의 2구에 이치로의 방망이는 멈칫, 볼. 3구 스윙. 회심의 제4구는 방망이도 K존도 아닌 이치로의 몸을 맞히는 바람에 이치로는 1루 답사에 성공했다. 노모는 초심을 잃은 듯 후속타자 마크 매클레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이어 에드가 마티네스에게 좌전안타를 허용, 3루주자 기옌과 2루주자 이치로의 득점까지 몰아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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