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골프와 투자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특히 오랫동안 골프를 즐겨왔고, 투자와 함께 웃고 울었던 분들이 의아해 한다. 골프와 투자는 내용이 다르나 그 핵심원리나 기술은 거의 일치한다. 골프를 사랑하는 투자자들이 골프의 원리와 기술을 응용해 복잡하고 어려운 투자의 세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실전에 사용하면 큰 효험이 있다. 오늘은 골프와 투자가 공유하는 핵심 개념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첫째, 누구도 정복할 수 없다.

자주 회자되는 고 이병철 회장이 이룰 수 없었던 3가지 중 하나로 골프를 꼽는다. 골프는 많은 내적, 외적 변수들이 작용하는 스포츠로 아무도 정복할 수 없는 산과 같다. 단지 자신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실현하기 위한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일 것이다. 주가는 정치, 경제, 사회적인 변수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다. 또한 사람들의 심리적인 요인까지 복잡하게 연계되어 있어 완전한 해법을 제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둘째, 자본주의의 절정체다.

자본주의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지만 시장원리가 그 핵심이라 생각한다. 특히 위험성과 대가(risk vs reward)의 관계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즉 위험이 높으면 그 성과도 크지만 성공가능성은 줄어든다. 골프와 투자는 이 원리가 가장 철저하게 지켜지는 게임이다. 골프는 위험성과 대가의 원칙을 바탕으로 샷의 옵션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투자도 이 원칙을 기준으로 투자종목과 방법을 결정하는 연속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항상 변화한다.

일반 스포츠와 달리 골프 경기장은 모두 다르다. 또 변화무쌍한 자연에 가장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같은 골프코스에서의 라운딩도 항상 다르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의 몸과 마음이 더 큰 요인이 된다. 투자의 매력은 경제와 맞물려 항상 변화한다는 것이다. 오늘 주식시장의 꽃은 금방 시들고 다른 꽃이 핀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향기를 찾아 동분서주하지만 주식시장의 단기적인 변화는 아무도 알 수 없으며 단지 장기적으로 상승한다는 점만 확실하다.


넷째, 부드러움과 강함의 게임이다.

골프와 투자는 부드러움과 강함이 함께 어우러지는 최고의 게임이다. 힘을 저장하는 백스윙에서 부드러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체는 저항하고 상체와 팔을 최대한 틀면서 부드러움을 유지하기란 정말 어렵다. 반면 저장된 힘을 폭발시키는 다운스윙에선 망설이거나 의심하지 않고 힘을 완전히 릴리스하는 담대함이 요구된다. 강력한 다운스윙은 부드러운 백스윙을 전제로 한다.

투자에서도 신중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종목을 사들이는 매수단계에서 부드러움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거나 너무 성급하면 무모한 결정을 내리게 되고 낭패를 보기 쉽다. 그러나 보유종목을 매도할 때는 되도록 과감해야 한다. 매입원가나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미련 때문에 결정을 늦추다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좋은 종목을 매입하지 못할 때 많은 기회 중 하나를 잃지만 손익을 결정하는 매도할 기회를 상실하면 손실로 직결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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