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컴필레이션 앨범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미연을 앞세운 <연가>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애수>와 <러브>로 바람이 이어져 컴필레이션 음반이 가요계를 장악하고 있다. 3~4월에 나왔던 가수들의 정규 앨범이 이들 컴필레이션 앨범에 치어 조용히 사라지는 현상이 일어날 정도다.
보통 30만장이면 대박으로 여겨지던 컴필레이션 앨범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기는 누구도 말릴 수가 없었다. 워낙 거센 인기 바람에 정규 앨범 시장이 위축되는 현상이 계속되자 컴필레이션의 폐해론이 등장하기도 했다. 컴필레이션 앨범이 가요 시장의 정상적인 발전을 저해하고 창작 의욕을 감퇴시킨다는 것.
그럼에도 컴필레이션 바람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비록 태풍의 눈은 지나갔지만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컴필레이션의 특성상 올 연말까지는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3파전 컴필레이션 앨범 붐은 <연가>가 불을 당겼다. 올 초 4장의 CD로 발매된 <연가>는 이미연을 앞세워 그야말로 거침없는 돌풍을 이어갔다. 마치 톱스타의 앨범처럼 매일 3~4만 세트의 주문이 밀려 들었다. 제작사인 도레미레코드사는 자체 생산으론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4~5군데 공장에 하청을 주는 일이 벌어졌다. 현재까지 판매량은 150만 세트. 낱장으로 계산하면 600만장에 이르는 수치다.
<연가>를 잇는 <애수>와 <러브>도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물론 <연가>의 폭발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두 앨범 모두 컴필레이션 앨범의 한계를 뛰어넘는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영애의 <애수>는 현재 40만 세트를 넘어서고 있으며 김석훈과 장진영을 내세운 <러브> 또한 30만 세트를 넘는 인기세다.
⊙ 홍보 전략도 닮은꼴 <연가> <애수> <러브>는 앨범 제작에서 홍보에 이르기까지 거의 같은 전략, 전술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 눈에 뜬다.
우선 인기 탤런트를 내세워 앨범 홍보를 하고 있다. 발라드 음악을 모아놓은 앨범의 특성을 알리기 위해 가능하면 애절한 눈빛의 소유자들을 캐스팅했다. <연가>는 얼마 전 이혼의 아픔을 겪은 이미연을, <애수>는 항상 고독한 눈빛을 보여주는 이영애를, 그리고 <러브>는 김석훈과 장진영을 모델로 진한 사랑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기존 컴필레이션 앨범과는 달리 CD 4장에서 6장까지 세트로 묶은 것도 특징이다. 그래서 웬만한 히트곡은 빠짐없이 이들 컴필레이션 앨범에 담겨 있다. 우리 귀에 익숙한 발라드 곡들은 모두 감상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공격적인 홍보도 맥을 같이 한다. <연가> <애수> <러브>는 방송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대적인 신문 광고를 펼쳤다. 이로 인해 각 컴필레이션 앨범은 음악팬들에게 노출 빈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음반 광고라는 새 영역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컴필레이션 폐해론 한국 연예제작자협회(회장 엄용섭)은 이사회를 통해 6월부터 자신의 음원을 타인에게 양도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했다. 음반 도매상 역시 컴필레이션 앨범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로 컴필레이션 앨범의 폐해론 때문이다. 컴필레이션은 보통 한 세트에 100여 곡의 히트곡을 수록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100여장의 앨범을 모아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음악팬들의 입장에선 굳이 가수들의 정규 앨범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4~5장짜리 컴필레이션 앨범이나 1장 짜리 정규 앨범이나 가격이 비슷해 정규 앨범 시장를 갉아먹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정규 앨범 가격은 1만원 내외이며 컴필레이션 앨범은 1만 8,000원선이다.
컴필레이션 앨범 붐을 한순간의 바람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컴필레이션 음반의 여러 장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인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교민 기자 gmjung@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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