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센서스 자료 분석이 완료되면서 지난 10년간 미국내 인구 동향에 관한 귀중한 자료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인들의 눈길을 먼저 끄는 것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인 인구다. 지금까지 언론이나 사회단체에서 미주 한인을 이야기할 때 통칭 200만으로 부르는 것이 관례화 돼 왔다. 한국 정부가 낸 자료에도 미국내 한인 숫자는 205만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미국내 한인 수는 100만이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도 34만에 불과했다. 걸핏하면 ‘남가주 50만 한인’ 하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물론 센서스라고 다 정확한 것은 아니다. 한 예로 90년 조사 결과 2,500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돼 있던 USC내 인구가 이번 조사에는 246명으로 집계됐다. 사무상 착오가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또 한인들은 투표를 포함한 주류사회의 각종 행사 참여가 극히 저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인구조사만 해도 적게는 수만, 많게는 1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불법체류자는 물론 합법 체류자중 상당수가 응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 정부의 통계와 미국 정부의 공식 집계가 2배씩 차이가 난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영사관측은 거주여권 발급자, 즉 영주권자는 정확한 집계가 가능하지만 상용이나 유학으로 온 일시 체류자,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 등은 정확한 숫자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한인 인구를 알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 수가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은 각종 교민정책을 세우는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자료다. 미국에 사는 한인 현황 파악이 이처럼 믿을 수 없다면 일본이나 중국, 구소련등 기타 타지역에 사는 한인들이야 두말할 것도 없다. 말로만 세계화를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특별 예산을 제정해서라도 해외 지역에 사는 한인 인구부터 제대로 파악할 것을 한국 정부측에 부탁하고 싶다.
그러나 한국 정부만 탓할 일도 아니다. 이번 센서스 결과는 그동안 거듭된 홍보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의 참여의식이 아직 부족함을 보여줬다. 센서스는 특정집단의 정치적 파워를 재고 사회복지 혜택을 포함한 연방자금을 푸는 기준이 된다. 일부러 숫자를 낮춰 미 주류사회에서의 위상을 스스로 깎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이번 센서스 결과를 교훈 삼아 다음 번 인구 조사 때는 우리 모두가 한 걸음 더 참여 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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