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이다’
’종간’으로 일약 대중스타로 떠 오른 연극배우 김갑수(44). 그가 뒤늦게 대중문화의 맛(?)에 빠져들었다.
종간 역이 끝나기 무섭게 단막극 1편, 주말드라마 1편, 영화 2편에 겹치기 출연할 만큼 늦바람이 나도 단단히 났다.
계기는 역시 KBS 1TV 대하사극 <태조 왕건>(극본 이환경 연출 김종선). 북녘에서 즐겨 쓰는 육두문자 ‘종간나 새끼’ 가 ‘종간 아새끼’ 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냐는 학설(?)까지 등장할 정도로 그의 인기는 가히 핵폭탄급이다.
바탕에는 역시 그의 탄탄한 연기력이 깔려 있다. 시종일관 왕건을 괴롭히는 악역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온갖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지난 20일 그의 죽음 앞에서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비난의 손가락을 떨굴 수 밖에 없었다.
종간을 만나 보았다.
▲종간이 인기를 모으게 된 이유는?종간이라는 인물이 역사에 구체적으로 나온 것도 아닌데다 주인공 왕건을 없애려는 나쁜 역이다 보니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물론 작가가 써 주는 대로 연기하면 됐지만 제 나름대로는 종간이 왜 궁예와 함께 제국을 세우게 됐고 왕건을 그토록 죽이려고 몸달아 했는 지를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나쁜 놈이라도 ‘이유가 있는 인물’로 그리려고 한 점이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선 것 같습니다.
물론 자랑은 아니지만 막판 한 달 동안은 모든 일을 접고 <태조 왕건> 드라마에 온 정열을 쏟은 점도 일조했다고 생각됩니다.
▲드라마를 하는 동안 어려웠던 점은?역시 대사외우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양으로 따지면 궁예, 왕건, 견훤 다음으로 많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출연료를 대사량에 따라 주는 것도 아닌데.(웃음)
구체적으로 꼽을 만한 것보다는 지방 촬영이 많았는데 특히 지난 해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려 촬영장 까지 오고 가는 길이 힘들었습니다.
▲<태조 왕건>이후 달라진 점은?지난 89년 시대극 <역사는 흐른다>를 통해 늦은 나이에 비로소 TV, 영화 등에 출연했습니다. 그러나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터라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외도(?)를 하는 듯한 이방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종간 역을 끝내면서는 마음이 더없이 홀가분해졌습니다.
’스타’ 라는 단어도 떠올리게 됐습니다. 길을 갈 때 시민들이 알아보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데서 비로소 연기자의 보람도 느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태조 왕건>을 끝내기 무섭게 SBS TV로 달려가 단막극 <남과 여>를 촬영했습니다. 시골 선생님 역을 맡았는데 28일 방영됩니다.
그리고 7월부터는 주말드라마 KBS 2TV <동양극장>에서 동양극장 지배인 최독견으로 분해 당대 최고의 배우 차홍녀(이승연 분)와 시쳇말로 해서는 안 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이밖에 영화 <이것이 법이다> <형사>에 캐스팅돼 조만간 촬영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지난 95년 남우주연상 등 상을 무려 4개씩이나 안겨준 <태백산맥>이후 이것저것 가리다 쓰라린 맛을 본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역할만 주어진다면 가리지 않고 해나갈 작정입니다.
물론 많이 한다는 게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 건기자 kl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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