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트콤 연기자-영화’수취인…’선 혼혈아-힙합가수 데뷔까지
지금 젊은 배우 가운데에도 ‘제2의 송강호, 설경구’는 반드시 있다. 외모 보다는 진솔하면서도 깊이 있고, 그래서 그 무엇보다 매력 넘치는 연기력의 송강호와 설경구는 당당한 톱스타다.
이들은 눈 앞의 인기에 초조하게 매달리지 않는 대신 연기의 깊이를 더하는데 주력하며 혈기왕성한 20대를 통과했다. 그 보상이 지금의 모습이다.
그러면 지금 20대 연기자 가운데 송강호 설경구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는 누가 있을까.
물론 여러 명을 꼽을 수 있다. 양동근(22)도 그 가운데 한 명 아닐까. 지금이야 가볍게 웃고마는 시트콤의 연기자로 자신을 소비하고 있지만 영화 <수취인 불명>(LJ필름, 김기덕 감독)에서는 진정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힙합 전사에서 흑인 혼혈아까지 폭넓은 변신을 오가는 양동근을 살펴본다.
◈ 그를 둘러 싼 삼중고김기덕 감독의 여섯 번 째 영화인 <수취인 불명>(LJ필름)에서 양동근은 흑인 혼혈로 등장한다. 주변에서 맴도는 것이 아니라 한복판에서 영화를 끌고 가는 인물이다. .
게다가 감독이 누구인가. 격렬한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끈질기게 제 목소리를 내는 김기덕 감독이다. 이렇듯 고집스러운 감독을 만족시킬 만한 연기를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 뿐 아니다. <수취인 불명>을 찍으며 양동근이 겪어야 했던 고역은 또 있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피로였다. MBC TV 인기 시트콤 <뉴 논스톱>에 출연중인 그는 스케줄의 대부분을 <뉴 논스톱>에 내줘야 했다. 그러는 사이에 간간히 생기는 ‘짬’을 이용해 영화 촬영과 가수 데뷔를 준비했다. 항상 졸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 빛나는 성취양동근은 이런 삼중고 속에서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 <수취인 불명>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고, <뉴 논스톱>으론 인기 몰이를 했고, 힙합 가수 데뷔까지 순조롭게 진행시켰던 것이다.
특히 <수취인 불명>에서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흑인 혼혈이란 ‘상처’ 때문에 그의 영혼은 갈수록 황폐해지고, 그래서 진한 슬픔이 배어 있다. 그러나 그 슬픔은 양공주 어머니를 포함한 주변인들에 대한 거친 공격으로 표출된다.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인 셈이다.
이 역을 양동근은 멋지게 해냈다. 촬영 당시 만해도 주인공이 아니었던 그가 편집 과정에서 주인공으로 격상된 원동력이 바로 멋진 연기였다.
◈ 음악은 내 생명줄양동근은 다음 달이면 힙합 가수로 데뷔할 예정이다. 간간히 선보였던 춤 실력을 인정받아 가수 데뷔까지 하게 된 것은 아니다.
"음악은 생명줄이나 마찬가지"라고 털어놓을 정도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내내 음악과 함께 살았다.
양동근은 "음악 없는 삶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음악을 직업으로 삼건, 그냥 즐기건 그것은 다음 문제"라며 "가수 데뷔를 준비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우선 고려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기를 위해서라면 곡 선택부터 달라질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동근은 "음악은 생활의 일부이고, 연기는 모든 정열을 쏟아붓고 싶은 일이다"라고 못박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성취하고 싶은 목표를 구분지을 줄 아는 태도인 셈이다.
정경문 기자 moonj@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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