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후 구토가 잦거나, 일부러 술을 깨기 위해 구토를 습관처럼 하면 식도파열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이두연교수(흉부외과)는 최근 술에 만취돼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음식물을 토하고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동반한 53세 남자 환자를 진단한 결과 ‘보르하브증후군’(boerhaave syndrome)으로 판명돼 응급수술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보르하브증후군이란 식도 내압이 올라가 식도가 파열되는 현상으로 신속하게 응급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사망률이 85%에 이르는 중증질환. 주로 심하게 구토를 하는 중에 많이 발생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병원을 찾은 당시 환자는 식도하부가 10cm 정도 파열되면서 왼쪽 가슴 내부에 섭취한 음식물 등이 쌓여 심한 악취가 풍기고 그곳에 고름이 생긴 상태였다.

즉시 파열된 식도와 고름이 쌓여 상처가 난 횡격막을 절제하고 없어진 식도 길이 만큼 처진 위를 위쪽으로 당겨 온전한 식도와 봉합하는 수술을 받은 결과, 다행히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보르하브증후군은 빈 속에 술을 마시거나 독한 술을 안주 없이 마시는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며 "과음 후 음식물을 토하면서 쓰러지거나 가슴 통증과 함께 의식을 잃는 경우 즉시 응급실로 옮겨 내시경 검사를 받아 보르하브증후군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술을 깨기 위해 일부러 구토를 하는 것은 식도와 위의 내벽을 상하게 하는 것은 물론 두 장기의 내압을 비정상적으로 높여 식도 파열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절대 금할 것을 당부하며 "잦은 술자리가 많은 중ㆍ장년층 및 직장인들의 경우 토할 정도의 도가 지나치는 음주는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