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전 내 고향 산천은 극심한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는데 한편에서는 꽹가리 치고 북치며 유행가조의 구호에 맞춰 일사불난 하게 손을 위아래로 흔드는 데모군중은 흡사 열린 음악회의 광경을 연상케 했다.
물 난리! 데모 난리! 경제 난리! 정치 난리! 온갖 난리들에 당장이라도 나라가 폭삭 주저 않을 것만 같은 위기감을 떨구워 버릴수가 없다.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어 가기에 이 엄청난 고난을 감수해야 하는지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학생들 데모쯤은 면역이 생겨 어른스럽게 보아 넘기기도 하지만 급기야는 데모 만능시대로 접어들면서 중환자를 팽개치는 의사 데모, 교통동맥을 끊겠다고 위협하는 조종사 데모, 심지어는 나라살림을 맡고 있는 공무원 마저 들먹거린다.
어렵게 살때 “배고파 못살겠다”는 데모의 요구에는 충분한 명분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의 데모의 타깃은 무엇인가? 더 배불리 살겠다는 투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대란의 와중에 정작 불법데모로 인하여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나라의 주인들은 탈진상태인지 하나같이 유구무언이고 보면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결론으로 망망대해에 표류하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고 본다.
4.19 데모가 이땅에서 첫선을 보일 때 학생으로 한몫 거들었던 나로서는 오늘에 만연한 데모병을 퍼트린 장본인의 하나라는 죄책감 마저들어 낯이 뜨거워진다. 데모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치를 주무르고 있는 선량들, 나라를 걱정한다면 네편 내편 가르고 싸울 경황이 아니고 지혜를 모아 데모를 잠재우는게 급선무임에도 권력쟁탈에만 급급하고 있다.
정치를 잘못하고 있다면 순순히 시인하고 깨끗이 물러설 줄도 아는 ‘살신성인’의 도량쯤은 보여주어야 하건만 한술 더 떠 “너죽고 나죽자”는 요지경속이고 보면 이제 어떤 기적을 바라겠는가.
또 한가지 불쾌한 사건을 목격한다.
자칭 국민의 눈과 입과 귀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특정기업들의 탈세행위. 모국 소식을 전해주고 있는 고마운 분의 흥분된 언론탄압 규탄 발언 중에는 탈세의 여죄를 묻는 대목은 깨끗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세금을 정직하게 내야하는 의무가 먼저인지 언론탄압이라는 권리보장 요구가 먼저인지 햇갈린다.
한국으로서는 처음 받은 값진 노벨평화상! 수상한 분이 밉던 입던 한국민 모두의 영광임에도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노벨심사위원들이 시끌시끌 오르내리고 있는 한국의 데모에 주목한 나머지 데모상을 신설, 한국에 안겨주지나 않을지 모국의 데모소식을 들으며 기우 아닌 기우에 잠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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