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심장이식수술 외에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말기심부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장개조수술’이 국내에서 성공을 거뒀다.
12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흉부외과 박표원 교수팀은 최근 열린 제17차 대한흉부외과 학술대회에서 확장성심근증으로 심장기능이 마비 직전의 어린이 3명에게 ‘심장개조수술’을 시행, 수술 받은 어린이 3명 모두가 건강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팀이 수술한 어린이는 지난 97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3명으로 수술당시 확장성 심근증을 앓고 있었으며 나이는 각각 2살, 9살, 13살 이었다. 의료계는 현재 확장성 심근증으로 인한 말기심부전 어린이 환자들이 매년 30∼40명씩 발생하고, 이 같은 환자들이 전국적으로 모두 400여명에 달하나 대부분 뚜렷한 치료법 없이 심장이식만을 기다리다 숨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어린이 심장이식은 같은 또래의 기증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지난 92년 이후 국내에서 시행된 심장이식 167건 중 12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이식수술은 5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번에 박 교수팀이 시행한 심장개조술은 지난 85년 브라질에서 처음 시행된 시술법으로 심장근육의 확장에 의해 수축기능이 떨어져 심장의 가장 중요 기능인 펌프기능 저하로 심부전이 발생한 환자에게 심실외벽의 일부를 절개하고 심실내벽의 크기를 줄여주는 치료기술.
박 교수팀은 심장개조술을 통해 심장의 크기를 줄여줌으로써 심근의 확장으로 수축력이 떨어진 심장의 수축력이 회복됐으며 펌프기능의 향상으로 심부전을 막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심장에 가해지는 부하(Workload)도 감소돼 정상적인 심장 기능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혈관손상 없고 부작용 적어 박 교수팀은 또 심실외벽을 절제해 단순하게 묶어주는 기존 방법 대신 좌심실외벽 끝부분을 최소 절개한 상태에서 심실내벽을 줄여주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관상동맥 등 심실외벽에 거미줄 처럼 엉켜있는 혈관을 손상시키지 않고 수술 후 부작용을 최소화 시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비용도 700만원대로 싸져 이 심장개조술을 이용하면 3,000만원 이상 소요되는 심장이식수술의 25% 수준인 700만원에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박 교수는 "이번 수술의 원리는 부작용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심장 크기를 줄여 심장벽의 부하를 감소시키고 수축기능을 증가시키는 것"이라며 "말기심부전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좋은 치료법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신기자 hellen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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