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키, 이목구비가 또렷한 얼굴. 예사롭지 않은 눈빛. 장군의 후예 탤런트 송일국(28)에게 영화 방송계 눈길이 쏠리고 있다.
독립투사 김좌진 장군의 증손자이며 김장군의 아들 김두한의 손자, 그리고 어머니 김을동의 장남인 송일국. 그의 삼촌 또한 마포구에서 입후보했다 낙선후 할복자살을 기도했던 정치 후보 김경민이어서 송일국은 화려한 가족사를 안고 연예계에 나온 셈이다. 99년 MBC 공채 탤런트로 연기자의 길에 나선 그는 그러나 어머니조차 아들의 탤런트 입사를 몰랐다.
그때가지만 해도 미술공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MBC 베스트셀러극장에 나왔을 때 비로소 사실을 안 어머니는 "실력도 안되는 녀석이 연기라니." 라며 몹씨 나무랐다.
이때부터 그는 연기수업에 들어가는 한편 몸무게를 줄이기 시작했다. 데뷔당시 100킬로에 육박하는 덩치였기 때문이다. 키 185센티인 그는 최근 20여킬로를 줄여 제법 날렵해진 모습이다. 김두한의 손자로서 그 용모가 흡사한데다 귀공자의 모습까지 갖추고 다시 태어난듯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 그래서인지 그의 외모에서 어머니와 닮은 점을 찾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그런 그가 말한다. "저 살쪘을 때는 어머니랑 똑같다는 말 들었어요. 살이 빠지고 나니, 어머니 젊었을 때 사진 속의 모습이 저랑 닮았어요."
이렇게 말하는 송일국은 중견탤런트인 어머니 김을동을 닮았다는 걸 늘 자랑스러워 했는데 다소 아쉽다는 표정.
"고민 끝에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을 때 어머니가 제일 맘고생 했죠. 어머니의 후광을 업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커가는 것, 그게 지금 현재 제 꿈입니다."
현재 그에게는 액션영화 2편 출연섭외가 있고 무엇보다 SBS TV가 올 하반기 시작할 100회 미니시리즈 <김두한>(가제)의 타이틀롤에 대한 기대가 방송가에 나돌고 있다.
적임이라는 소문이 무성하고 본인 또한 할아버지의 일대기를 그리는 이 드라마에서 리얼연기를 한번 펼치고 싶은 욕망이다. 무엇보다 할아버지의 지인들이 송일국을 보면 옛 시절을 회상하며 손을 잡고 눈물들을 흘린다.
"사나이들의 세계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서 의리와 정의를 위해 싸우는 건강하고 진실한 사내역을 맡아 해보고 싶습니다"고 포부를 밝히는 그는 건장한 체격에 낮게 깔리는 저음이 매력적이지만, 아직 신중히 작품을 고르고 있는 중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 대본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고. 뒤늦게 뛰어든 만큼 갑절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걸 아니까요."
선굵은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송일국. 장군의 손자로 또 우리 근대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사람들의 후예로서 연예계에서는 어떤 자리를 차지할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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