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만 해도 부시 대통령과 뉴욕시는 자연스레 어울리는 사이가 아니었다. 그런데 부시 대통령은 지도자가 필요한 시점에 뉴욕 구조현장에 모습을 드러내 구조반과 시민들을 격려하면서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
테러사건 발생 직후 수일간 부시 대통령은 전시체제에 돌입한 미국의 국가수반의 위엄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중차대한 일들이 계속 닥치겠지만 사안의 심각함을 인식하고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는 그의 모습은 지도자로서의 책무를 다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주 부시 대통령이 내셔널 성당에서 행한 연설은 지금 미국이 필요로 하는 냉정함과 결연함을 보여주었다. 연설 후 맨해턴 지역을 시찰해 뉴욕과의 유대를 다졌다. 부시는 도시보다는 시골을 좋아하는 스타일의 소유자다. 그래서 휴가도 텍사스 고향에서 지냈다.
그러나 그의 스타일도 이번 위기로 변했다. 대도시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 완전히 바뀌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이를 극복하려는 자세를 보였다는 점을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드러낸 것이다. 테러사건이 터졌을 때 부시 대통령은 "비행기를 탄 채 미국 이곳저곳을 돌아야한다"는 경호원들의 조언을 듣고는 "집(워싱턴 DC)으로 돌아갈 것을 고집했다"고 한다.
부시 대통령이 작업복 차림으로 뉴욕 맨해턴을 방문해 폐허 더미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는 구조반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물론 실제로 맨해턴 복 지원비를 요청했을 때도 부시가 이처럼 따뜻한 온정을 베풀지는 솔직히 확실치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부시는 신속하고 합당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찰스 슈머,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200억달러를 요청해 즉각적으로 전액 지원을 받아냈다.
앞으로 정치 외교적인 사안에 있어서 뉴욕 시민들이 부시와 다른 입장을 견지할 수는 있다. 그래도 뉴욕 시민들은 같은 미국민으로서 부시 대통령이 지난주 보여준 행동을 잊지 않을 것이다. 부시는 그의 ‘첫 전쟁’을 승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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