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참사로 뉴욕시 한인 경기가 막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 한인들의 정신 건강 또한 상당한 악영향을 받고 있다.
이같은 ‘테러 증후군’은 특히 40대 이후 한인들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월드트레이드 센터가 순식간에 붕괴되고 난 뒤 많은 한인들이 불안, 초조, 허탈, 심지어는 심한 불면증까지 호소하고 있다.
뉴저지 거주 이강훈(61)씨는 "지금껏 살았오면서 이번처럼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없었다"며 "사건 이후 가슴이 꽉 막히고 답답해 밤에 잠도 잘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플러싱에 사는 백상길(45)씨 역시 "참사 발생 이후 마음속에 무엇인가 허전하고 허무한 느낌이 계속 든다"며 "사건 당일 맨하탄 다운타운에서 마치 전쟁터에서 피난하듯 업타운쪽으로 떼지어 걷던 뉴요커들의 모습을 영영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드트레이드 센터가 붕괴되던 지난 11일 하루종일 눈물을 흘렸다는 주명룡 전 뉴욕한인회장은 "어떻게 미국이 이렇게 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이번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았다라
고 억지로 부인하고 싶은 마음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며 "아마 뉴욕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은 11일 이후 많은 눈물을 흘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동희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테러 증후군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상당히 많다"며 "증세는 우울증과 짜증, 무기력증, 불면증 등이 있다"고 밝혔다.
뉴저지 아시안 정신건강센터의 장미나 소장은 "테러 증후군의 원인은 인간이 쌓아올린 표적이자 상징적인 건물이 아무런 예고없이 갑자기 무너져 내린데 대한 정신적인 충격"이라고 지적하고 "테러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평상시 즐기던 취미, 운동 등에 몰두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장 소장은 "테러 증후군 증세가 있으면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보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계속해서 논의하는 것이 좋다"며 "주위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 충격을 극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뉴요커들 중 61%가 이번 사건과 관련, 테러 증후군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wj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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