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은 얼굴도 체격도 큼직큼직하고 시원스럽다.

오동통하고 평면적인 한국형 미인들과는 전혀 다른 선굵은 서구형 미인이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뚜렷한 콧날, 큼직한 입의 조화가 외국 잡지에 나오는 모델을 연상시킬 만큼 그녀의 마스크는 현대적이다. 그래서 귀엽다거나 새침하다거나 청순하다거나 하는 단어들과는 거리가 멀다.

그녀의 분위기는 동적이며 개방적이고 활달하다. 뭔가 숨기고 접어두는 것 없이 자신을 활짝 펼쳐보이는 솔직함과 건강함이 그녀의 매력. 성격 좋아보이는 이런 점 때문에 그녀는 늘 내숭떠는 여자 친구를 도와주고 커버해주는, 약간은중성적인 캐릭터를 해왔다.

말괄량이에 덜렁이인 그녀의 괄괄함과 털털함이 내숭파나 새침파인 여주인공과 좋은 조화를 이루기 때문. 결코 친구의 사랑과 행복을 질투하지 않고 속없이 좋아해주는 그녀의 이미지는 약간의 푼수와 코믹으로 인해 매력을 더한다.

시트콤 ‘여고시절’에서 그녀는 똑똑하고 당찬 친구와 느슨한 푼수 친구사이에서 명랑하고 밝은 분위기로 중심을 잡는 배역을 해낸다. 아무리 봐도 미운 데가 없는 호남형(?) 스타일의 여자가 이유진인 것이다.

특히 웃을 때 보통 사이즈의 두 배는 됨직한 입매 만큼이나 따뜻하고 선량해 보이는 표정이 좋다. 늘씬한 서구형 미인들이 흔히 지닌 거리감이나 오만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인간적인 얼굴을 가진 그녀의 좌충우돌은 재미있을 수 밖에없다.

글래머이면서 성격 좋고 시원시원한 이미지의 지나 데이비스처럼 이유진도 유쾌한활극이나 코미디에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녀의 이런 외향적 분위기는 심각한 드라마에서도 활력소로서 톡톡한 구실을 한다.시청자들은 최지우와 이병헌이 슬프고 무겁게 만들었던 SBS TV 드라마스페셜 ‘아름다운 날들’을 가라앉지 않게 했던 이유진의 환한 얼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