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참사로 페허화된 월드트레이드센터 주변지역의 상권 재건에 한인들이 앞장서고 있어 미 주류사회도 놀라고 있다.
한인들은 "테러에 질 수 없다"며 미국사람들도 들어가기 꺼려하는 월드트레이드센터 참사현장 인근에 업소를 오픈하는등 뉴욕의 상처를 아물게 하기위해 나서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아직도 잔해제거작업중이며 복구 시기가 불투명한 세계무역센터 참사 현장에서 불과 2블록 떨어진 곳에 1만 스퀘어 피트의 대형 샐러드바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한인 남윤옥(43)씨와 이번 테러참사로 3개의 델리 업소를 잃은 케빈 김씨.
이들은 자신들도 어렵게 일군 업소를 잃는 테러 피해자이면서도 언제 수익을 올릴지 모르는 참사지역에 다시 업소를 오픈하는 용기를 보였다. 이같은 용기는 미 주류사회에도 알려져 뉴욕타임스는 6일자 메트로 섹션 1면 기사에서 "아무리 그라운드 제로(참사현장)라도 먹어야 산다. 잘 먹어야 열심히 일할 수 있고 그래야 옛 명성을 찾을 수 있다"는 소신을 갖고 테러 이후 소매업주들이 기피하고 있는 참사현장에 과감히 투자하는 남씨를 소개했다.
테러 이후 맨해턴 다운타운지역에서 사무실 임대계약이 다소 이루어지긴 했지만 소매업소가 피해지역으로 들어오겠다며 임대계약을 체결한 건 남씨가 처음으로 다운타운 뉴욕지역 상공개발국 관계자도 놀라고 있다. 남씨는1년전부터 맨해턴 다운타운으로 진출하려고 장소를 물색해오다가 이번에 뉴욕 복구에 동참하고 사업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차원에서 스퀘어피트당 55달러, 임대기간 10년(5년 옵션) 조건으로 임대계약서에 서명했다. 주변 부동산 브로커들조차도 남씨의 용기에 놀라며 ‘위기가 기회’라며 남씨의 성공을 점쳤다.
82년 뉴욕으로 이민온 후 샐러드바 델리사업으로 이민 생활의 기반을 다져온 남씨는 5년전부터 록펠러 센터 인근 맨해턴 48가에 2층과 지하로 된 4,500 스퀘어피트의 샐러드바 델리 ‘버라이어티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테러 이후 관광객 감소로 운영중인 델리의 전체 매상이 15%나 떨어지고 맨해턴 다운타운 진출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우려가 높아서 한동안 갈등했지만 월스트릿에서 일하는 증권맨들이 지하철을 타고 미드타운까지 와서 점심을 먹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자 남씨는 "월드트레이드센터는 무너졌지만 뉴욕시는 무너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 현대식 대형 샐러드바 델리를 건축하기로 결심했다. 남씨는"임대한 장소가 이전에 은행이 있던 자리라 델리 시설을 하려면 앞으로 5~6개월이 소요되고 최소한 50만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지금은 맨해턴을 등지고 있지만 언젠가는 돌아온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케빈 김씨는 이번 참사로 4개의 델리업소중 3개를 잃고 남은 한 개업소를 포기하지 않고 이 업소를 기반으로 다시 재기를 다지고 있다. 김씨는 "비록 매상이 불투명하지만 업주들이 이 지역을 포기할 경우 이곳은 폐허화 될 것"이라며 "뉴욕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unseonh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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