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노인 아파트에 사는 연장자들이 불편사항들을 오랫동안 개선받지 못한 가운데 주민회의를 통한 CHA에의 직접적인 건의사항 전달 방식으로 10년이 넘도록 개선되지 않던 아파트 환경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쉐리단 노인 아파트(4645 N. Sheridan) 거주자들은 그동안 관리회사들에 불편사항을 전달해도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자 얼마 전서부터 주민회의를 통해 건의사항을 수렴, 주민회장이 CHA에 직접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주민회의의 통역을 맡아온 신혜수씨는 "관리사무소에서 주민들로부터 불편 사항을 접수해 CHA에 전달해야 하는데 그동안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CHA에서 아파트들을 직접 관리해 오다가 공무원들의 태만 등의 문제로 아파트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자 수 년 전서부터 사설회사들을 고용해 건물 관리를 맡겨 오고 있다. 신씨는 이 때 아파트 관리 계약을 일정기간마다 다시 갱신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아파트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는 것이 CHA에 들어가면 재계약이 잘 안 되니까 관리 사무소가 중간에서 불평사항들을 무마해온 것 같다고 전했다.
12년간 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손준규씨는 "벽이 썩어서 비가 오면 물이 들어차 불편을 호소한지 4년이 넘었다"고 전했다. 엘리베이터도 하루에도 몇 번씩 고장이 나 불편함을 견디지 못한 많은 연장자들이 아파트를 떠난 뒤인 금년 들어서야 수리가 이뤄졌다. 박상춘씨는 "16년간 사는 동안 페인트칠 한 번 안 해 줬다"면서 "될 수 있으면 다른 아파트와 같은 대우를 받고자 하는 게 우리의 요구사항"이라고 말했다. 지어진 지 90년 됐다는 이 아파트는 창틀과 씽크대가 녹슬었고 수도시설이 오래 돼 수도꼭지를 틀면 위에 달린 샤워기에서 물이 나온다. 또 개스 레인지의 불이 잘 안 켜져 매 식사 때마다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민회의제도가 도입되면서 불편 사항들이 CHA에 직접 전달돼 효과를 거두고 있다. 얼마 전부터 아파트의 전체적인 수리가 시작됨에 따라 8일 주민회의에 참석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내부수리가 곧 시작되니 방을 옮기라는 말을 거주자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아파트 한인 친목회 회장인 박희중씨(77)는 "2~3년 동안 관리회사가 5번이나 바뀌었다. 예산이 나와도 용역회사들이 형편없어 자꾸 바뀌는 통에 수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지금 이 회사가 들어서면서 그래도 예전보다 훨씬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언어소통이 안 되는 과정에서 한인 거주자들과 흑인들이 대부분인 관리사무소간에 오해와 갈등이 있었던 것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조건 관리 사무소 탓만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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