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 교회 목사)
동포사회에 때아닌 개고기 파문이 일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무시당한다는 것이 더욱 분노케 한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는 반드시 흑백 논리로만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이런 것을 기독교 윤리에서는 소위 ‘회색지대에 속한 문제’라고 한다.
따라서 개개인의 자유로운 결단이 필요한 영역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내리는 행동의 결단은 자신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이웃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심지어 공동체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문제들이다. WB11의 개고기 파문은 우리를 이러한 곳으로 끌고 갔다.
화를 내거나 입을 다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미 전파를 타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다는 것이다.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고 결정적인 때를 맞추어 나타나는 문제에 우리는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세가지 면에서 잘못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첫째는 지식의 문제이다. 행동을 하려면 어떤 문제에 관해서 참된 지식을 알고 자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실을 알고나면 자유하게 된다. 많은 경우 진리를 모르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불안해 한다.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지 않고 왜곡했다는 것은 참된 지식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알고 있다는 지식은 교만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국 사람들이 몇천년의 역사를 모르고 방영했단 말인가? 결과적으로 그들은 알지 못했다는 것이요, 아니면 지식을 통한 교만일 것이다.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들이 확신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우리들은 그들이 알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둘째는 사랑의 문제이다. 우리가 행하는 일, 진리의 일, 참된 일, 거룩한 일도 사랑 안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올바른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올바른 일을 사랑 안에서 행하여야 그 값어치가 높다.
그러나 사랑이 없이 일을 했다면 그들은 아무 일도 하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여도 사랑이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아픔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모른 것이다.
사랑을 가르쳐 주고 사랑해 주어야 한다. 사랑받지 못한 자는 사랑할 줄도 모르는 것이 아닌가? 테러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더 큰 사랑을 느껴가도록 우리가 폭을 넓히자.
셋째는 양심의 문제이다. 양심이라는 말은 본래 ‘무엇과 함께’와 동사 ‘안다’가 결합된 말이다. 누구와 더불어 아는가? 하나님과 더불어 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들은 그들의 의도를 모르지만, 하나님은 아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에 대하여 모를 때 양심은 상처를 받을 수 있고 더렵혀질 수도 있다.
그들의 행동이 죄가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로 인하여 덕이 되지 못하고 부담을 갖는 사람들을 생각지 못한 것은 또 하나의 죄로 남을 것이다. 왜곡에 대한 일이 결국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양심이 바로 서는 이 땅이 되도록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이 땅에 살면서 사도 바울의 말씀에 새롭게 귀를 기울여 보자. “그러므로 만일 식물이 내 형제로 실족케 하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며 내 형제를 실족치 않게 하리라”(고린도전서 8장 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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