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최초로 메릴랜드 지역에 대규모 김치박물관이 건립된다.
메릴랜드 포토맥에 거주하고 있는 헬렌 J .김(52, 한국명 김희자)씨는 최근 사재(私財)로 김치박물관 부지 매입 계약서에 사인하고 이 달 안에 카운티 정부의 허가가 나오는 대로 내년 5월 기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 대학 칼리지 파크 캠퍼스 인근에 건립될 김치박물관은 5에이커가 넘는 대지에 건평 2만~2만5000 스퀘어피트의 단층 건물로 2003년 완공 예정이다. 건립 자금은 남편 김영(57)씨와 함께 83년 이민 와 건설회사와 카프테리아를 운영해서 모은 전 재산을 투입해 마련할 계획이다.
자신을 ‘그저 평범한 엄마이며 주부’라고 소개하는 그는 지난 98년 폐암으로 별세한 선친 등 "가까운 사람들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며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인생에서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 남편과 함께 운영하던 사업체를 모두 정리하고 뭔가 보람된 일을 찾다 김치박물관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털어 놓았다. 남편은 물론 장성한 두 명의 자녀 지혜(28, 변호사)씨와 준일(24, 정치 컨설턴트)씨도 "유산은 필요 없다"며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적극 후원했다.
김씨는 "한국을 대표하는 김치에 대해 잘 모르는 우리의 후세들에게 김치문화를 소개, 한국인의 한(恨)과 정(情)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자긍심을 심어주고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한 한국 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박물관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컴퓨터 화면처럼 버튼만 누르면 1,300년이 넘는 김치의 역사와 한국 각 지방의 독특한 김치소개와 함께 만드는 법 등이 화면에 소개되는 최첨단 시청각실, 각종 김치의 재료와 항아리 등의 용기를 보여 주는 전시실, 인삼과 꿀, 녹차 등을 파는 한국농산물 판매실, 다도실(茶道室), 연구실, 기프트 샵 등을 구비하고 미 주류사회에 한국음식문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경주 김씨 26대 종손의 맏며느리로 이민 전 대물려 살았던 인천의 전통가옥에서 대물림한 고문헌, 항아리, 맷돌, 절구 등도 공수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 99년 강원도 횡성에 소재한 두산 김치 박물관을 방문한데 이어 지난 봄에는 서울 무역센터의 풀무원 김치박물관을 다녀왔다. "규모와 내용 모두 한국의 기존 김치박물관에 못지 않게 내실을 기할 계획입니다"
박물관 뒤쪽으로 김치공장을 설립, 미 동부지역 "한인동포에게는 전통적인 부드러운 맛의 김치를, 미국인에게는 샐러드처럼 먹을 수 있는 신선한 김치를 만들어 공급할 계획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달 전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친정어머니를 갑상선암으로 저 세상으로 떠나 보낸후 워싱턴 한인 천주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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